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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현재건 기자  |  ryan5076@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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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호] 승인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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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982년부터 본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곽신환입니다. 이밖에도 저는 현재 본교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과 뿌리찾기위원회에서 위원장직을 겸하고 있습니다. 
 
  본교 뿌리찾기위원회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
 
  저희는 평양 숭실을 건립하는 데 일조하고,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인문학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했던 선교사들의 행적을 조사하며, 이를 ‘불휘총서’라는 책으로 담아내고 있어요. 그들이 알리고자 했던 새로운 인문학이란 그 당시 지배적이었던 유학정신이 붕괴되어 가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예수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강조한 인문학을 말해요. 이처럼 저희가 ‘불휘총서’를 편찬하려는 이유는 숭실 구성원들이 본교의 역사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현재 본교를 비롯한 대학가 전반에는 교육부의 압박과 재정난 등 세찬 바람이 불고 극심한 가뭄이 찾아들고 있어요. 이때 본교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우리의 역사와 근본을 굳건히 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며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듯이 역사를 굳건히 해야 비로소 강인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본교의 역사를 연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자는 취지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뿌리찾기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약 5년 전, 정부가 이른바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대학 정원 감축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향후 대학가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어요. 이때 저를 비롯한 현 뿌리찾기위원회 구성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가 가진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본교의 건립 목적에 충실해야겠다고 뜻을 모았죠. 이후 지난 2012년도에 전임총장님께서 이를 헤아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고, 마침내 뿌리찾기위원회가 설립됐죠.
 
  총 30권의 불휘총서를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신다고 들었는데, 현재까지 몇 권의 도서가 출간되었나요?
 
  지난달 25일(월)에 15번째 불휘총서인 『권세열 그리고 조선의 풍경』이 발행되면서 지금까지 총 15권의 도서가 출간됐어요. 금년 말까지 5권을 추가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뿌리찾기위원회에서 발간한 책은 ‘불휘총서’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먼저 저희가 하는 일이 본교를 건립하는 데 일조했던 선교사들의 행적을 찾는 일이자 본교의 뿌리를 찾아나서는 일이기 때문에 위원회의 명칭을 뿌리찾기위원회로 정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크게 의미를 두고 있는 뿌리를 이용해 책의 이름을 정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뿌리를 훈민정음 표기인 ‘불휘’로 바꾸었고, 여기에 ‘총서’를 붙여 마침내 ‘불휘총서’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죠.
 
   
 
 
  여러 선교사에 관한 자료는 어디서 수집하시나요?
 
  사실 저희 위원회에는 본교 건립에 기여했던 선교사들에 관한 1차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전문가가 따로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주로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장로교 선교역사 자료관과 한국 교회사를 연구하는 국내 기관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했어요.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도 선교사들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더불어 수집한 자료들을 해석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죠.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크게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책을 출간하는 모든 과정들 하나하나가 무척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우선 여러 선교사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불휘총서를 발간하는데 의지를 가지고 계셨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이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죠. 또한 수집한 자료를 책으로 가공하고, 출판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어요. 본교 출판부는 정식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 본교에서 저희의 불휘총서를 편집하거나 교정, 영업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요. 그래서 저희가 한 땀 한 땀 공들여 직접 편집을 했죠.
 
  역사란 본교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낙동강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낙동강 물을 이용하는 사람은 수백만, 아니 천만이 넘을지도 몰라요. 그 사람들 중 어떤 이는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어떤 이는 공업용수로 사용하기도 해요. 따라서 사람들마다 낙동강의 물을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서 낙동강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낙동강은 ‘생활용수다’, ‘공업용수다’, ‘상수원이다…’ 별의별 이야기를 다 했어요. 그런데 어떤 이가 낙동강의 발원지를 찾겠다고 나섰죠. 낙동강 하구에서부터 물줄기를 따라 안동을 거쳐 강원도 함백산에 이르렀어요. 결국 함백산 중턱의 샘에서 낙동강 최종 발원지를 찾아냈어요. 낙동강은 본래 맑디맑은 샘물이었던 거죠.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학도가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과 경제학도가 바라본 학교의 모습이 차이가 나듯이 1910년도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과 1970년도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이 바라본 학교의 모습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학교는 모두 숭실대학교라고 할 수 있죠.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 볼게요. 함백산 중턱에서 솟아난 모든 샘물이 남해안으로 흘러가 태평양으로 이어질까요? 아니에요. 함백산 중턱의 샘물 일부는 증발되거나, 나무뿌리로 흡수돼 사라져 버려요. 그러나 그 샘물에서 흘러나온 물이 다른 곳에서 흘러나온 물과 합류해 물줄기는 끊임없이 이어지게 되죠. 그 물줄기는 산을 타고 내려와 마침내 강을 이루게 돼요. 결국 함백산 샘물이 물의 흐름을 만들어 준 것이에요. 우리는 그 함백산 샘물과 같은 본교 역사의 뿌리를 계승해야만 해요. 함백산 샘물이 없었다면 강물의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았듯이 후손이 고귀한 역사를 계승하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학교가 사라지지 않고 존속되는 것이죠.
 
  이처럼 함백산 샘물과 여러 물줄기가 합쳐져 넓은 강을 이루듯이 본교는 동일한 목표를 가진 여러 명의 선교사들의 희생정신으로 만들어진 대학이에요. 우리는 그 선교사들의 은혜에 보답해야 하며, 이를 위해 그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본받아야 해요. 
 
  한편으로 역사는 우리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옛날과 전혀 다른 현재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게 되거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엔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죠. 즉, 옛날과 상황이 다른 현 시점에서 과거를 잣대로 삼는다면 ‘역사’는 우리에게 굴레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뿌리찾기위원회 외에 본교가 역사를 계승하려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본교의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있어요.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는 지속적으로 본교의 역사와 더불어 한국 기독교 역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어요. 이 박물관은 본교의 자랑거리이기도 하죠. 한 가지가 더 있다면 지난 1967년도에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설립된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이에요.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은 △기독교사회 △교회와 선교역사 △기독교 문화선교 △기독교 리더십을 연구하고 연구자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뿌리찾기위원회에 행정적 지원을 해주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본교가 올해 1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혹시 교수님은 본교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했듯이 본교를 설립한 선교사들은 새로운 인문학을 전파했어요. 이는 기독교 정신 및 진리와 봉사라는 본교의 정체성과도 연관돼 있어요. 저는 지금의 본교가 건립 초기에 가르쳤던 인문학 정신을 잊지 말고 간직했으면 해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기도 한 ‘사랑’과 ‘희생정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곧 숭실대학교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것임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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