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 개념에 대해 알고 있으며 때때로 타인의 것을 공감할 수 있는 감각이란 점에서 누구나 어떠한 형태로든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만한 것이다. 4차 산업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현대에서 그러한 아픔은 육체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더 이상 먼 과거처럼 사냥을 나가다 다칠 필요도 없으며, 근대에 그랬던 것처럼 공장에서 장시간 근무를 해 몸을 망칠 일도 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정신 질환은 감기만큼 익숙한 것이 됐다. 이는 본교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본교생들이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이유에서 점점 자신의 정서(불안, 우울 등)에 관한 상담을 받기 위한 횟수가 늘고 있었다. 상담센터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까지는 정체성에 관한 상담이 가장 많았으나 작년부터는 정서에 관한 상담이 가장 많아졌다. 정체성과 정서에 관한 3개년 간의 통계는 △2015년, (정체성: 919건, 정서: 828건) △2016년, (정체성: 611건, 정서: 994건) △2017년 9월, (정체성: 253건, 정서: 548건)이었다. 올해의 경우 정체성에 대한 상담보다 정서에 관한 상담이 2배 이상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본교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해야 할 청년기에 심각한 심적 문제를 겪고 불안에 떨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더 비극적인 것은 당장 이러한 현실을 해결할 방법을 강구하기 어렵단 것이다. 당장의 취업난은 극심하고 성(性) 간의 혐오 현상도 두드러지며, 사회에 대한 불만은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정서적 안정을 바라는 것은 오히려 어색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본 기자는 이따금씩 볼 수 있는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종종 자신의 심적 아픔을 오롯이 자신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아픔이 어디에서 비롯됐던 간에 혼자서 짊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통계가 이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는 사회적 문제로써 공공의 해결책이 필요하단 얘기이기도 하다. 당신 혼자서 끙끙 앓고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사회 구성원 모두와 정부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당장 마음이 괴롭고 그것이 당신의 탓인 것만 같아도 그 아픔이 진정 당신만의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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