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서 전과를 하는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취업에 유리한 학과로 몰리는 경향을 보 인다. 상경계열과 IT계열 등 일반기업체에서 선호하는 계열로 학생들이 옮기는 현상은 십분 이해한다. 더욱이 한 일간지의 대학평가에서 학생들의 취업률이 중요 지표의 하나 로 자리 잡고 있고 근 10년 간 대학의 역할을 학생들의 취업이라 여기는 사회 분위기, 삶 을 꾸려나가는데 절대적 조건인 취업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좀 더 안전하다 여기는 곳에서 자신의 앞날을 그려보는 것을 막을 방도는 없다.
 
  대학의 균형 잡힌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이 현상을 볼 때 우려스러운 점은 전출 학생의 소속이 모두 인문대학과 자연대학이라는 것인데 기초학문분야가 그만큼 위축되고 있음 을 말해준다. 그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이나 학생지도, 단과대별 예산 등과 관련해서도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발생한다. 당장 특정 학과의 수강생 수나 교원 1인당 담당학생 수 도 급격히 늘어나 제대로 된 수업이나 학생지도가 어려워진다. 강의공간과 담당 교원 수 부족, 대형 강의 증가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 등은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낯설 지 않은 풍경이다.
 
  일정 학점 이상에 한 해 전과를 허용한다는 학칙이 있지만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전 과를 제한하거나 심지어 복수전공이나 기타 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되 전 과를 금지하자는 목소리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지침이나 입시, 개별 학과들의 다른 입장 등 현실적으로 전과를 제한하기에는 어려운 여러 이유들로 인 해 지금껏 시행하지 못했다. 시장 논리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것을 저지할 수는 없겠 지만 대학의 균형 잡힌 발전이라는 점에서는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이는 다시 교원 충원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학교 운영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본부에 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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