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목), 본교 전산관 다솜홀에서 『자존감 수업』의 저자인 정신건강의학과 윤홍균 박사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그는 자존감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하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에게 “괜찮아”라며 위로하라고 조언했다. 최근에 개인이 성장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자존감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사랑을 할 때 필요한 능력, 자존감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사람들마다 대답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능력과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우리는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상대방과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랑하는 감정을 나누죠. 또한 그러한 의사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신뢰를 주고받으면서 사랑을 고양시켜나가기도 해요. 상호간에 신뢰를 주고받으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지켜나가는 것이죠. 그런데 학자들이 사랑에 필요한 이 두 가지 요소를 연구하면서 찾아낸 것이 있어요. 이 두 가지 요소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개념이 있었던 것이죠. 그것은 바로 ‘자존감’이에요. 좋아하는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려 할 때, 많은 이들은 ‘과연 이 사람도 나를 좋아할까?’라며 망설이거나 머뭇거리기에 십상이에요. 이럴 때 자존감이 힘을 발휘해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면 조금 더 편하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의사소통을 시작할 수 있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를 긍정적으로 여길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만약 상대방의 마음이 자신이 기대한 바와 다르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어요. 또한 상대방과 신뢰를 형성할 때도 자존감은 지대한 영향을 끼쳐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사랑을 할 때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는 자존감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오늘 저와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자존감이 낮아진다면?
 
  자존감은 ‘주관적으로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려있어요.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주관적으로’예요. 사람은 개개인마다 가치관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주변에 자존감이 낮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떠올려 보세요. 반대로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도 떠올려 보세요. 사실 자존감이 낮은 친구가 무조건 능력이 부족하거나 외모가 별로인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죠. 그러나 자신이 가진 능력을 100%에 가깝게 활용하는 것은 자존감이 높은 친구일 거예요. 자존감의 높낮이에 따라 자신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폭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거든요. 또한, 자존감이 낮은 사람보다 높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라며 자꾸만 스스로를 괴롭혀요. 그러다보면 자꾸만 자신을 깎아내리기 때문에 행복의 감정을 느끼기 어려워지죠. 이렇게 자존감은 사람의 인생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쳐요. 그럼 지금부터 자존감이 낮으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사랑’을 할 때로 다시 돌아가 보죠. 자존감은 우리가 사랑을 할 때 아주 큰 영향을 끼치거든요. 자존감이 낮은 이들은 대체로 스스로를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아요.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불안해지기 시작하죠. 그 사람이 지금 나의 본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이 연인이 생기고 사랑을 받으면 기뻐하는 것과는 달리 말이죠. 또한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떠한 잘못을 했을 때 그 행동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그 혹은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고 귀인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사람이 마침내 나의 본모습을 발견했구나’라고 생각해서 상대방이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과도한 의심과 집착을 보이다가 결국 이별의 길로 접어들어요.
 
  자존감은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영향을 끼쳐요. 우리가 성적을 높이려고 하거나 운동을 하려고 할 때 우리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따라하려고 해요. 공부를 잘 하려고 한다면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을, 운동을 하려고 한다면 트레이너들의 말을 따르는 것처럼 말이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그들을 따라가려 노력하죠. 그리고 자신은 그들보다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무리한 계획을 세우게 돼요. 그러나 너무 무리한 계획을 세우다보면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돼요.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쉽사리 포기하게 되죠. 이러한 결과는 다시금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반복돼 버려요.
 
  자존감을 드높이는 방법
 
  우리나라에서 자존감을 개인이 발전을 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여기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우린 아버지 세대, 즉 제가 어렸을 때는 자존감이라는 말이 잘 언급되지 않았어요. 그 때는 노력만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했죠. 그러나  IMF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우리는 보상 없는 경쟁에 내몰리게 됐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불황 속에 빠지게 됐어요. 아무리 자신의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가 된거죠. 이로써 도처에 자신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이들이 즐비하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는 자존감을 스스로 키워내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어요. 그렇다면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해요. 사람이라면 완벽할 수 없어요.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실수했을 때 스스로를 추궁하고 ‘내가 왜 그랬을까’라며 후회한다면 과거에 발목이 잡혀버려요. 과거의 못난 나를 자꾸만 지금의 나라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착각이 계속 된다면 지금의 나는 자존감을 점점 잃어버리게 될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기보다 ‘괜찮아’라고 말하며 과거의 나를 위로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에 연연해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야 해요. 내가 과거에 연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조차 못한다면, 어떻게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문제해결의 첫 단계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며, 우리의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면 우리가 과거의 일에 매달리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만 우리가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는 첫 발걸음을 뗄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제가 말한 방법들을 사용한다고 해서 자존감이 한순간에 높아지지는 않아요. 복근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며칠 사이에 ‘몸짱’이 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지만 꾸준하게 운동을 하면 점점 복근이 생기고 언젠가는 ‘몸짱’이 될 수 있어요. 자존감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앞서 말한 방법들을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존감이 넘치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예요. 우리의 뇌는 방대한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솎아내면서 말랑해져요.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뇌는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의 자존감도 마찬가지예요.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기 보다는, 과거의 일에 연연해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위로한다면 자존감은 발달하게 돼 있어요. 방대한 정보들을 솎아내면서 성장하는 뇌처럼, 실수를 했던 과거의 나 자신을 위로하고 솎아내면 비로소 자존감도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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