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숭실은 두 번의 60년을 보내고, 이제 새로운 60년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첫 60년을 평양에서 출발하였고, 두 번째 60년은 서울에서 부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세 번째 60년은 서울과 평양을 아우르는 숭실로 민족과 함께 또다시 부활해야 한다. 숭실은 통일한국의 주역이 되어 마땅할 역사를 뿌리내리고 꽃 피어왔다. 서울의 숭실은 두 번째 60년을 매듭지으며 숭실의 뿌리를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첫 번째 숭실이 어떤 뿌리를 내렸는지 두루 살펴보았으며, 나아가 두 번째 60년 동안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어떤 줄기와 가지를 뻗었는지 일정 부분 살펴볼 수 있었다. 제3의 60년 숭실 역사를 쓰기 위한 또 하나의 뿌리를 내리는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학 분야에서 광복 후 북한문단 형성기에 두각을 드러냈던 신진 시인, 분단 후 북한에서 창작과 문학교육으로 다음 세대를 키워 공훈을 세운 중견 시인 등 평양숭실 출신 문학인들이 이룩한 성과들을 조명했다. 음악 분야에서는 한국 근대음악 형성의 산실인 평양숭실 출신 음악인들이 북한에서 성취한 업적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봉선화>의 작사자, 북한음악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김일성의 아버지, ‘동양의 카루소’라 불리는 공훈배우 테너, 북한 관악교육의 체계를 세운 음악교육가 등을 주목할 수 있게 되었다.

  문학, 음악 등 예술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숭실의 뿌리가 북한에서, 나아가 해외에서 뻗은 가지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념으로 갈라지고 찢어진 이 땅에 같은 하나의 뿌리가 서로 다른 빛깔의 문화를 꽃 피운 모습을 부단히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첫 번째 숭실이 뿌리내리고, 두 번째 60년 동안 틔운 줄기와 가지들이, 제3의 숭실 60년, 통일한국의 시대에 한반도와 지구촌 곳곳 저마다의 분야에 어떤 열매를 함께 맺을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족의 통일은 이념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영토적 경계를 허무는 일일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르지 않았던 문화적 뿌리를 회복하여 하나 된 새 토양 위에 다시 역사를 세우고 문화를 꽃피우는 일이기도 하다. 세 번째 60년을 펼쳐나가게 될 숭실 앞에 놓인 시대적 사명이라고 본다. 숭실의 뿌리와 가지와 꽃과 열매들을 잘 살피고 가치롭게 갈무리하여 민족 앞에 펼치는 일에 박차를 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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