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문화생활 중 하나다. 현대인이라면 가족, 친구, 혹은 혼자서라도 영화관을 한 번쯤은 찾아가 영화를 감상했을 법하다. 이는 본지에서 기자의 의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본지의 기자들도 각자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즐겼던 영화들이 있다. 이에 이번 호를 통해 본교생들에게 기자들이 즐겼던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들과 함께 영화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블랙 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블랙 스완은 뉴욕 발레단에서 완벽한 백조를 연기하고자 분투하는 ‘니나’를 그려낸 영화이다. 뉴욕 발레단은 감독 '토마스'가 각색한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게 되고, 그중 니나가 주인공인 백조로서 선택된다. 주인공으로 선택된 니나는 품격 있는 백조와 도발적인 흑조를 모두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만 어머니의 지도 하에 ‘착한 아이’라는 이름표를 단 니나는 흑조를 잘 연기하지 못한다. 더욱이 흑조를 잘 연기할 수 있는 라이벌이 나타나고, 이에 라이벌에 뒤처지지 않고 백조의 호수를 완벽하게 연기하려는 니나의 노력이 시작된다.
 
 
  영화 소감
  홍영민 기자
 
  이 영화는 광기에 젖은 예술가와 완벽한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연출이나 시각적 효과, 주인공 ‘니나’를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까지 부족한 점 하나 없다. 영화 시장에 몰려드는 상업 영화를 보는 것에 질렸다면 이 영화를 보며 감독이 던진 예술적 관점에 대해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단지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다소 선정적인 장면과 잔인한 시각 효과가 있기에 비위가 약하거나 심신이 미약한 사람들은 영화를 보기 전 검색을 통해 스틸 컷을 살펴보고 영화 감상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이 영화는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자매의 작품으로, 5백 년 동안 벌어지는 6개의 스토리를 연결한 SF 대서사시다. 6개의 스토리는 각각 1849년 태평양 항해, 1936년 벨기에와 영국, 1974년 샌프란시스코, 2012년 영국 런던, 2144년 미래국제도시 네오 서울, 2346년 문명이 파괴된 미래의 지구로 이루어져 있다. 감독은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모든 삶은 연결돼 있고, 죽음은 단지 한 번의 삶의 끝일 뿐, 또 다른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를 위해 같은 배우가 다른 시대의 주인공을 연기해 각기 다른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경험한다. 
 
  영화 소감
  조연우 기자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여섯 개의 스토리가 연결돼 있어서 헷갈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정교하게 연결돼 있는 스토리들의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었고, 시대별로 다르게 분장한 배우를 추측해보는 일도 흥미로웠다. 덧붙여 할리우드 영화에 한국 배우인 배두나가 등장한다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는 1936년의 에피소드로, '프로비셔'가 '식스미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했던 독백이 기억에 남는다. “다른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 식스미스. 더 좋은 세상이. 먼저 가서 기다릴게”
 
 
 <나의 소녀시대>
 
  프랭키 첸
 
  평범한 여고생 ‘린전신’은 교내 여학생의 우상인 학생회장 ‘오우양’을 좋아한다. 어느 날 린전신은 5명 이상에게 보내지 않으면 불행이 찾아온다는 내용의 행운의 편지를 받게 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편지를 적어 5명에게 보낸다. 그 5명 중에는 오우양에게 시비를 건 학교의 문제아 ‘쉬타이위’가 있는데, 그에게 편지를 보냈단 것을 들키고 만다. 린전신은 쉬타이위가 오우양과 연인 관계인 '타오민민’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쉬타이위와 함께 그 둘을 갈라서게 할 작전을 꾸민다. 그러나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둘의 사이에서도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영화 소감
  권미정 수습기자
 
  불량학생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여학생이 사랑에 빠지는 내용으로, 하이틴 코미디 영화답게 다소 유치하고 진부한 내용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런 유치함에 대해 거부감이 들기보다는, 10대만이 보일 수 있는 풋풋함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진부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연성 있다는 것 아닐까? 가을을 맞아 사랑에 회의감이 들거나 쓸쓸한 분위기에 이끌려 고독을 느낀다면, 기분을 전환하기에 좋은 영화인 듯하다. 혹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재미있게 봤던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겟 아웃>
  조던 필레
 
  겟아웃은 흑인 남성이 백인 여자친구의 초대에 따라 그녀의 집을 방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흑인 남성인 주인공 '크리스'는 여자친구 의 집에 초대되지만, 그녀의 부모님이 흑인인 자신을 불편해할까 걱정한다. 그러나 로즈는 자신의 부모님이 인종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크리스를 안심시킨다. 결국 도착한 로즈네 집, 둘을 환영하던 로즈의 부모님은 점점 이상한 시선으로 크리스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마침내 로즈의 부모님들과 친척들은 크리스를 두고 경매를 벌이고, 크리스는 자신의 몸을 빼앗으려 하는 그들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다. 
 
  영화 소감
  박준용 수습기자
 
  “이곳에, 친절로 위장한 차별의 눈길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만약 <겟 아웃>의 부제를 지어야 한다면 그렇게 말하고 싶다. 평등 사회라는 가치관 속에 은근히 드러나는 흑인종에 대한 멸시와 차별이 무섭게 느껴지는 시대다. 이러한 때를 살고 있는 흑인 영화 감독 ‘조던 필레’는 과거, 자신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을 때 느낀 감정을 영화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에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하다. 영화는 스크린을 보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시선은 무엇을 담고 있냐고 말이다.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토마스 알프레드슨
 
  영국 정보국 '서커스'가 이 영화의 배경이며, 정보국 내부의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정보국의 국장인 '컨트롤'은 지병으로 사망하고 전 정보국 국장 '스마일리'는 정보국의 재호출을 받게 된다. 그러던 와중, 스마일리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영국 정보국 내에 오래전부터 침입한 스파이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스파이는 서커스 내부의 간부였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엔 스파이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는 곧 살해당한다. 
 
 
  영화 소감
  박재형 수습기자
 
  르 카레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여서 그런지 매우 현실성이 강했다. 소설의 내용은 영국 정보국 내의 이중간첩 김필비(Kim Philby) 사건이 모델이 되었다. 영화감독은 배우들을 품위 있게 연출하려 노력했다는 것이 눈에 띠었다. 물론 훌륭한 원작을 충실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빛이 나는 영화였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눈을 한 순간도 땔 수 없는 명장면들의 연속이었다. 스파이 및 다른 출연진들의 표정과 감정, 그리고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 듯하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나카시마 테츠야
 
  백수로 살아가던 '쇼'에게 오랫동안 만나지 않던 아버지가 찾아와, 죽은 그의 고모 '마츠코'의 방을 치워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는 다 허물어진 아파트에 위치한 마츠코의 원룸에서 마츠코의 일생을 접하게 된다. 지난 이십 대 마츠코의 삶은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학생의 절도죄를 뒤집어쓰면서 어두운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녀는 동거하던 작가 지망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마사지 바에서 일하다 만난 기둥서방을 살해하고, 감옥을 간다. 그 이후로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영화 소감
  손희서 수습기자
 
  이 영화는 인생의 첫 단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마츠코'가 아버지의 무관심으로부터 느낀 애정의 결핍은 그녀가 진정한 사랑에 집착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고, 그녀의 인생을 ‘혐오스럽게’ 만든 것은 그러한 사랑에 대한 집착이었다. 다소 유쾌한 분위기에서 끌어낸 그녀의 비참한 인생은 영화 전반적으로 모순적인 느낌을 살리며 주제를 한층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주인공 마츠코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의존한 삶은 혼자가 됐을 때,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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