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의 발명 동아리 ‘바람개비’의 세 명의 동아리원으로 구성된 팀이 지난 1일(수)에 열린 ‘BIXPO 2017 국제발명대전 대학생 발명품 공모전’에 참가해 동상을 수상했다. 그들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비상시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휴대용 비상 풍력발전기’를 발명했다. 이 발명품을 만든 바람개비의 팀원 중 상광수(기계공학·13) 군을 만나 발명으로 시작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2017 BIXPO 국제발명대전 대학생 발명품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하셨는데, 간단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숭실대학교에 재학 중인 기계공학과 13학번 상광수입니다. 저는 2년째 ‘바람개비’라는 발명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는 평소 발명 관련 공모전에 직접 제작한 발명품을 출품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역시 발명품을 출품할 공모전을 찾던 중 한국전력에서 개최하는 ‘BIXPO 국제발명대전 대학생 발명품 공모전’을 알게 됐어요. 이번 공모전은 전기와 에너지, ICT,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발명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발명품을 출품하는 것이 과제였어요. 마침 공모전 주제가 제가 관심을 두고 있던 분야라서 참여하게 됐죠.
 
  이번 공모전은 규모가 매우 큰 대회라서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과 달리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감회가 새로워요. 무엇보다도 좋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낸 바람개비 팀원 이진현 선배와 최지홍 선배께 너무나도 감사해요. 
 
 
  BIXPO에서 수상한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본 작품명은 ‘휴대용 비상 풍력발전기’예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전기를 공급받기 어렵기 때문에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는 풍력발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이 제품은 말 그대로 풍력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하고 있으며, 전기가 부족할 때마다 조립해 전기가 필요한 장치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이 제품은 지하철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자동 심장충격기(AED)처럼 여러 곳에 설치해 두었다가 비상시에 이용할 수 있게끔 제작했어요. 특히 산지나 오지와 같이 전력 공급이 어려운 곳에서 가장 빛을 발하죠.
 
 
  언제부터 발명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때 과학책을 정말 많이 읽었었죠. 주변 친구들은 이해할 수 없던 그런 저만의 세계가 있었어요. 과학책을 읽고 나면 저만의 방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죠. 그 이후로 저는 고등학생 때 과학부에 가입해서 다양한 활동을 해봤어요. 이론만 공부하다가 직접 실험도 하고 발명품을 만들어보니 무언가 머리를 쿵 내리치는 기분이 들었죠.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고 조립하고 실험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인지 깨닫게 된 거죠. 결론적으로 저는 진로를 이과 분야로 설정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흥미가 있던 분야인 발명에 몰두하게 됐어요. 발명은 학문 간의 융합을 돕는 매개체라고들 말하잖아요. 발명은 제가 가진 과학 지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좋았죠.
 
 
  본인만의 발명 가치관이나 철학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발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 속의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시험공부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하면 머리만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틈틈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두는 것이 좋죠. 그래서 일상생활을 하던 중 불편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으면 문제의식을 느끼고, 간단히 해결방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저의 습관이자 발명 철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 본교 발명 동아리 ‘바람개비’의 동아리원들과 함께했는데, 바람개비는 어떤 동아리인가요?
 
  저희 동아리 ‘바람개비’는 1990년도 9월 27일에 기계공학과 김진오 교수님의 주도로 창설됐고, 당시 발명에 관심이 있는 공대 학생 위주로 구성됐어요. 바람개비라는 명칭은 발명과 유사한 발음이라는 점에 착안했어요. 또 바람개비는 약한 바람에도 항상 돌아가잖아요? 바람개비처럼, 동아리원들에게 ‘항상 생각하고 돌아가자’라는 교훈을 심어주는 명칭이기도 해요. 바람개비는 본교의 대표적인 발명동아리로서, ‘전국대학발명동아리연합’에도 속해 있습니다. 매년 저희는 조별로 발명 아이디어 회의와 종합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대학 창의 발명 대회나 교내 특허경진대회에 참가해요. 그럴 뿐만 아니라 여름방학에 한 달간 초등학생들을 위해서 발명 수업을 해주는 ‘여름발명학교’라는 교육 봉사도 진행한답니다.
 
  ‘바람개비’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입학 전부터 대학에 입학하면 발명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숭실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발명 소모임이나 학회, 동아리를 찾아보던 중 ‘바람개비’라는 동아리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바람개비는 다른 발명 동아리와 다르게 활동적인 분위기가 저와 잘 맞아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바람개비에서는 매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발명에 관한 수업을 하는 등 교육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저희 동아리에서 ‘여름발명학교’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예요. 여름발명학교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수도권이 아닌 지방이나, 도심의 외곽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찾아가서 발명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는 활동이죠. 지방에서 ‘발명’이라는 분야를 접하기 힘든 초등학생들을 위해 발명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에요. 초등학교에 도착하면, 1학년 새내기들은 발명 이론과 실내 발명, 실외 발명 그리고 우주 관련 발명 등 총 4개의 수업을 직접 진행해요. 그리고 2학년 선배들이 후배들의 수업을 적극적으로 보조하죠. 이 활동을 통해 동아리에 적응을 잘하지 못했던 동아리원들도 뿌듯함을 느끼고, 동기들과 매우 친해지면서 동아리에 정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여름발명학교 활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동아리에 오래 남아 있더라고요. 발명 지식을 쌓고, 봉사하며 동아리원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활동이라 저희 동아리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활동 중 하나예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난 학기에 학술부장을 맡았을 때 가장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매주 아이디어 회의에서 동아리원들 간의 충돌을 중재할 때나, 부장으로서 동아리원들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는 힘들다고 느꼈어요. 그래도 그동안 선배들도 이러한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활동했을 것이고, 저로 인해 동아리가 존속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본인에게 ‘바람개비’란?
  앞으로 전기‧전자 분야에서 명성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꿈이자 바램이에요. 바람개비는 그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게 해준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을 동아리원들과 함께해낼 수 있었고 발명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어요. 이렇듯 저에게 바람개비는 기회이자,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어요.

  얼마 전에 본교 학생회관의 스윙 갤러리에서 발명품 전시회가 열렸다고 들었는데, 그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해주세요.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작품은 ‘스프링 발판 발전기’였습니다. 이 발명품은 고도의 기술과 값비싼 비용을 요구하는 ‘압전 소자’를 대체할 수 있는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죠. 압전 소자를 전자기 유도방식으로 단순화했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에 전기를 보급할 수 있어요. 근래에 들어 친환경 발전 방식과 제3세계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가 주목을 받고 있어 이 발명품은 요즘 추세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이외에도 한전 계열사에서 출품한 ‘대기전류차단장치’, ‘해상풍력발전기’와 ‘어업분리 시스템’ 등이 있었어요.
 
  발명에 관심 있는 ‘발명 꿈나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발명은 절대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일상생활에서 불편했던 점을 메모해 두세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이론적으로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이 때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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