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가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서 통일교육원을 건립하고, 신입생들에게 통일교육을 실시하며, 여러 학술회의와 행사들이 진행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있어 ‘평양 숭실’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대학을 결정할 시기에 ‘평양 숭실’이라는 연혁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입학을 한 후에도 평양 숭실의 역사를 더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2004년도 개성공단 초창기부터 지난해 개성공단이 철수할 때까지 개성공단에서 법인장으로 일했다. 그동안 북한동포들과 함께 얼굴을 맞대면서 항상 ‘저들을 어떻게 가슴에 품을 수 있을까?’ 혹은 ‘저들을 위해 내 권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고 고민했다. 우선 이른 아침 새벽부터 정문으로 들어오는 근로자들에게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하고, 퇴근길에도 그들을 배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최대한 근무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 주고, 무엇보다 식비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 그들 간의 신뢰가 쌓이고, 믿음이 생기면서 어떤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물론 2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는 못했으나,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던 사랑과 관심은 사장과 근로자 간의 관계를 뛰어 넘을 수 있게 해주었다.

 북핵 문제로 외교적인 역학관계에 놓인 한반도의 암담한 상황 가운데서 본교가 통일 한국을 추구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감당해야 할 몫은 분명히 있다. 단순히 통일교육을 학교의 특성화 사업을 위한 콘텐츠로 수용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 정책을 뒤바꾸는 것이 아닌 지속적이고 실현 가능한 협력, 그리고 사심없는 지원과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통일 한국을 이끌어 갈 숭실의 선후배 가족들이 통일될 그 날을 간절히 염원하고 마음과 힘이 조금씩 모아진다면 숭실이 곧 통일의 주역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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