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마스코트, “성 역할 고착화·장애인 주체성 훼손”
도쿄 올림픽 마스코트, “성 역할 고착화·장애인 주체성 훼손”
  • 조연우 기자
  • 승인 2018.03.12 00:06
  • 호수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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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랑·반다비와 비교되기도…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된 캐릭터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마스코트가 성 역할을 고착화시키고, 장애인의 주체성을 훼손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 하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7일(목) 공식 마스코트 응모작 2천여 건 중 최종 후보 3개 안을 발표했고, 지난달 28일(수)에 최종 마스코트를 확정했다. 최종 마스코트 선발에는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선정된 마스코트는 20만 6천여 개의 학급 중 11만여 표를 받았다.

  조직위원회는 새로운 마스코트가 일본의 전통과 혁신을 함께 표현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림픽 마스코트는 미래 지향적인 파란색과 흰색 체크무늬를 사용한 세련된 캐릭터로, 어느 곳으로든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벚꽃에서 착안한 분홍색과 흰색으로 구성됐으며, 돌·바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 물건을 움직이는 염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원회는 패럴림픽 마스코트가 “품위 있는 내면의 힘과 자연을 사랑하는 친절한 마음을 가졌다”고 밝혔다.

  성 역할을 고착화한다는 문제는 캐릭터의 색깔에서 시작됐다. 분홍색과 파란색은 그동안 전형적으로 여성, 남성을 상징해온 색깔이다. 그런데 분홍색 캐릭터가 부여받은 역할은 그간 감성적인 여성의 역할로 여겨져 온 △대화 △친절 △감정적 지지라는 점에서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외양이 화장을 한모양새로 이루어져 있어, 꾸밈노동을 강요받아온 여성을 그대로 반영한 디자인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파란색 캐릭터는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주체적인 캐릭터로서 남성에게만 미래지향적이고 주체적인 특성을 부여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는 장애인의 주체성에 대한 비판으로도 직결됐다. 주체적인 캐릭터를 비장애인 올림픽에, 주체적이지 못한 캐릭터를 장애인 올림픽에 배치함으로써 장애인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과 대비되게, 조직위원회는 마스코트 공모 요강을 통해 캐릭터의 외관과 프로필에서 뚜렷한 성별이 드러나지 않도록 권장했다. 또한 패럴림픽 마스코트 디자인이 장애인을 모욕하거나 차별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논란으로 도쿄 하계 올림픽 마스코트는 바로 직전 올림픽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와 비교되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였던 수호랑은 백호의 외양을 따온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가진 캐릭터로, △선수 △참가자 △관중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가졌다. 또한 강원도 정선 아리랑을 상징하기도 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였던 반다비는 반달가슴곰에서 착안한 강한 의지와 용기를 가진 캐릭터이며, 평등과 화합에 힘쓴다는 특징을 가졌다.

  한편 조직위원회의 새로운 시도에 호평이 이뤄지고 있다. 올림픽 마스코트를 초등학생이 결정하는 것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마스코트 선정위원회 료헤이 미야타 회장은 “아이들에게 올림픽 준비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시각 장애를 가진 학생이 투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3D 모델이 제작되었고, 실제 투표 과정에 반영돼 화합이라는 올림픽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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