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눈물 흘려 본 적이 언제였던가. 학점 챙기고 학교생활 하기에도 빠듯해 최근 읽었던 책이라고는 교양 과제 책이 전부였다. 어느 날 서점에서 “바깥은 여름”이라는 제목에 끌려 책을 구입했었다. 작가는 책 제목의 의미에 대해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라 말했다. 소설 수록작 중 [입동]이란 작품 속 주인공은 아이를 잃고 차가운 겨울처럼 내면이 얼어붙는다. 그리고 소설 속 다른 수록작 [노찬성과 에반], [건너편]에서는 강아지를 잃은 아이와 연인을 잃은 여자 등 무언가를 잃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그들은 아픔에 붙들려 구 속 얼어붙은 겨울 안에서 시간의 흐름이 멈춰 있다. 주인공들의 슬픔만큼은 아닐 지 몰라도, 우리는 누구나 아픔을 가지 고 있다. 우리는 구 안 속 추운 겨울이다. 바깥은 봄이 되고 여름이 되어가 는데 나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제자리인 것이다. 삶의 경주 속에서 다들 달려가고 있지만 나만 길을 모른 채 가만히 서 있는 기분이 들 때 가있다. 아픔과 고민에 붙잡혀 구 안에 갇힌 채 세상에서 도태되고 있지는 않은가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에 서 멈추지 않는다. 내 아픔뿐 아니라 상대방의 아픔에 대해 말한다. 상대방의 아픔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이어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구를 넘 어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경계를 지나 손내밀기를 원한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 한참을 쉬었다 읽어야했다. 그 애절한 아픔이 책을 넘어서 독자에게까지 전달해져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가벼운 소설은 아니지만 읽고나서 위로를 주기도 하고 또 다른 생각에 잠기게 하는 소설이다. 다른 이들은 시간이 흐르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나는 여전히 제자리라고 생각이 들 때. 다른 이들과 시차가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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