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대학가 청소노동자들에게는 오히려 달갑지 않다. 지난 9일(금), 민주노총 노조 소속 동국대 청소노동자 18명은 모두 삭발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학교가 인원을 충원하지 않아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동국대는 2015년 청소노동자 21명을 감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학교 측에서 인원감축이 없다고 했으나 정년퇴직자 8명을 충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부담이 매년 10억 원이라며 재정난으로 더 이상 충원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본교도 마찬가지다. 등록금은 고정돼있고 변변한 수익 구조가 없는 마당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청소노동자들의 빈자리를 마냥 채워주기는 어렵다. 본교 청소노동자는 지난해 21명, 올해 11명이 정년퇴직했다. 남성 청소노동자들의 고충으로 4명이 충원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올해 화장실 대변기 칸의 휴지통을 없애 일거리가 줄 거라고 했다. 오히려 일거리는 늘었다. 변기는 수시로 막히기 일쑤였고 여성 화장실의 생리대 수거함에는 일반쓰레기가 꽉 찼다. 그리고 큰 행사만 하면 자그마한 쓰레기통 앞에 걷잡을 수 없는 쓰레기가 눈앞에 놓였다. 재떨이가 있는 흡연구역의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즐비했다.

  그들은 정년퇴직으로 인한 빈자리가 원망스럽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학생들이 원망스러웠다. 청소노동자 조합 조건행 위원장은 말했다. “지성인들이 공중도덕이 아예 없다”고. 그들의 분노는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학교로 향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향했다.

  우리가 돕자. 학교는 재정이 열악해 더는 인원을 충원하기는 힘들다. 학교에서 배정한 일정한 예산으로는 하청업체 사측도 청소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도와보자. 우리의 작은 행동으로 그들이 행복하다면 우리가 도와보자. 우리를 향한 그들의 분노를 통감하고 나서서 돕는 것이 ‘진리’와 ‘봉사’를 실천하는 숭실인의 자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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