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데 우리는 어떠한가? 과연 우리는 우리 사회가 스스로를 위해 가꾸고 발전시키는 문화와 어우러질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이다. 유행하던 각종 콘텐츠가 얼마 지나지 않아 급변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단 점에서 앞선 의문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아마 우리 사회는 문화를 부리기는커녕 뒤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는 듯하다.

  당장 소년층을 넘어 청장년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웹 콘텐츠 시장의 단면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그렇게 생각할 법하다. 웹 작가들의 작품을 보호할 저작권 제도가 미흡할뿐더러 소비자들 역시 그들의 권리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일부 플랫폼에 소속된 작가들은 인기를 척도 삼아 노동에 상응하는 적절한 경제적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웹 시장을 점점 각박하게 만들 것이다. 심지어 대중들에게 직접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빠른 해결을 요구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다. 이에 시장을 더욱 좀먹고 깊이 뿌리박혀 돌이키기 어려운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웹 시장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가 웹 시장, 즉 빠르게 변화하는 하나의 문화에 정착시킬 의식과 체계를 성숙하게 담아내지 못했단 것이며, 이는 문화를 만든 인간 스스로가 문화에 뒤떨어지는 현상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심지어 앞서 언급한 대로 유행하는 문화는 순식간에 변해가고 있음에 웹 시장 역시 어느새 어떠한 다른 콘텐츠 시장으로 변화할지 모른다. 이대로라면 우리 사회는 그러한 변화에 수없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때이다. 우리가 즐기는 문화 콘텐츠가 보이는 이면을 말이다. 콘텐츠가 단순히 즐겁고 유쾌한 것을 떠나서 그것이 생기는 과정이 어떠했는지와 콘텐츠를 생산한 작가는 결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는지 등을 그 콘텐츠에 애정을 갖는 만큼 생각해보아야 한다.

  말 꼬랑지에 매달려 가까스로 말을 붙잡고 있는 사람을 보고 말을 탄다고 얘기하진 않는다. 제대로 된 안장을 만들고 그곳에 앉아 고삐를 잡아야 비로소 스스로를 말 타는 사람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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