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발표된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안은 현재 8개 사업을 4개로 정리하고 까다롭게 제한되었던 용도도 인건비 등 대학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고 한다. 그동안 재정지원을 빌미로 정부의 입맛에 맞게 대학을 조정하려 한다는 대학들의 숱한 불만에 교육부가 비로소 귀를 기울이고 시정을 한 셈이다. 대학특성화(CK), 대학자율역량강화(ACE+), 산업연계교육활성화(PRIME), 인문역량강화(CORE), 여성공학인재양성(WE-UP) 사업이 ‘대학혁신지원’이라는 하나의 사업으로 합쳐지게 된다.

  이러한 교육부의 방침 전환은 그동안의 재정지원사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보여주기식 사업, 강제적인 구조개편, 정원감축 등으로 야기된 대학의 피해를 이제라도 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올 하반기에 교육부가 시행하는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상위 60%에 해당하는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어야 내년에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있다. 차상위 20%에 속하면 제한적인 지원을 받고 하위 20%는 전혀 지원 받지 못한다.

  재정지원사업의 핵심은 자체경쟁력 강화라 할 수 있다. 대학이 스스로 세운 계획으로 발전하도록 한다는 취지인 만큼 공을 대학에게 넘긴 셈이다. 외부기관 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숭실대만의 독특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 우리만의 고유한 색상을 가진다면 그것이 곧 특성화요 경쟁력을 높이며 궁극적으로는 숭실이 발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우리의 특색을 어떻게 잡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막상 우리의 특색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집행부가 바뀌어도 숭실의 정체성과 나아갈 방향은 유지되어야 하며 그 아래서 교육과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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