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셰익스피어가 권력에 집착하는 헨리 4세를 비판하기 위해 그의 희곡에서 사용한 대사이다. 작가의 의도는 ‘큰 권력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었지만, 오늘은 이 말을 ‘노력’과 ‘결과’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왕관의 무게를 견딘 자는 반드시 그것을 취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무게를 견디기만 하면 왕관이 필연적으로 따라 오는 거라면, 그것을 못 할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즉, 결과가 보장된 일에 대한 노력은 그리 어렵거나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또 하나의 유명한 말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그 비결을 물었을 때 답변으로 빈번하게 채택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말은 ‘성취하지 못한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았다’ 뜻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력은 배신할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무언가를 노력하는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실이다. 어떤 영역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을 때, 그에 대한 결과는 보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노력을 하면서도 이것이 보상받을 수 있는 일인지 예측하려고 한다. 만약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는 현실적인 문제와 실패했다는 패배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에 휩싸였다가도 ‘이럴 시간에 더 노력하는 게 상책’이라며 잡념이라 치부하고 떨쳐 내려 애쓴다. 그리고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상황이 닥쳐 버리면, 자신의 치열했던 노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하며 자괴감에 빠지고 만다.
 
  노력과 결과 사이에는 관련성-필연적이지 않은-이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성취하지 못했다고 노력하지 않은 것 역시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니 성공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 외에도 운과 시기 등 본인이 어쩔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본인이 수고했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가 결과만으로 평가받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고 잔인한 일이니 말이다.
그러니 무게를 견딘 자, 왕관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대가 무게를 견디지 못한 탓이 아니니 자책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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