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전국 각지에는 벚꽃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했다. 덧붙여 꽃이 피면 남녀노소 다를 것 없이 화사한 풍경을 보러 명소를 찾아 가곤 한다. 특히 연애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벚꽃은 한층 더 큰 감정을 불러일으킬 듯하다. 이에 본지는 본교 근처에 있는 벚꽃 명소를 찾아 직접 방문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현충원에 있는 충성분수대 주위로 꽃이 피었다.
현충원에 있는 충성분수대 주위로 꽃이 피었다.
현충원에서 연인들이 걷고 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벚꽃 풍경, 국립서울현충원

  - 조연우 기자

  4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동작역에 위치한 국립서울현충원(이하 현충원)은 숨은 벚꽃 명소다. 4호선을 통해 동작역에 내릴 경우 2번 출구나 4번 출구를 이용하면 되고, 9호선을 이용할 경우 8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현충원을 지나는 버스도 많으니,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출구로 나와 현충원으로 향하는 길에도 봄 내음이 가득했다.

  현충원 정문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충성분수대였다. 충성분수대는 국립묘지에 위치해 있는 조각답게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밑거름을 된 영령들의 위훈과 정신을 기념해 세워졌다. 대한민국의 어두운 역사를 지켜낸 위인들의 위상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충성분수대를 앞에 두고 멀리 시선을 두면 수양벚꽃길을 볼 수 있다. 수양벚꽃길은 현충원 정문 도로부터 현충문 뒤편까지 조성된 길이다. 수양벚꽃길을 이루고 있는 수양벚나무처진개벚나무또는 처진벚나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가지가 수양버들처럼 늘어져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아래로 길에 늘어져있는 벚꽃 가지들 사이에 들어가 꽃을 바라보면 바깥에서 벚나무를 볼 때보다 더욱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벚꽃길에서는 많은 연인들이 서로의 사진을 남겨주고 있었다. 핸드폰을 높게 들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한 쪽이 포즈를 취하면 한 쪽이 먼발치에서 찍어주기도 했다. 벚나무 앞에 선 남자친구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던 여자는 봄이 될 때마다 현충원을 찾는다고, “벚꽃 축제로 유명한 여의도 같은 곳은 사람이 많아서 부담스럽다라며 현충원은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벚꽃길 부근 새움길이나 현충지 근처에도 벚나무가 가득했다. 특히 현충지에는 벚꽃뿐만 아니라 개나리와 목련꽃도 볼 수 있어 더욱 아름다웠다. 현충지 근처에 서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던 중년 여성에게 현충원에서 데이트를 하는 젊은 연인들에 대해 물었다. 날이 풀려 오랜만에 남편 묘지를 찾았다는 그녀는 남편을 보러 올 때마다 데이트를 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옛날 생각도 나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조용하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도 있는데,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방해 받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라며 그래도 돌아간 분들을 모신 곳인데 조금은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충원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국가원수묘소를 비롯해 임시정부요인묘역 애국지사묘역 국가유공자묘역 장군묘역 경찰관묘역 등이 넓게 분포해있다.

  현충원에서 주최하는 벚꽃 축제는 오늘 9()부터 오는 15()까지 진행된다. 오는 13()14()에는 야간 방문객들도 벚꽃을 즐길 수 있도록 오후 9시까지 시간을 연장해 개장한다. 조용하게 연인과 벚꽃길을 걷고 싶다면 현충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보라매공원의 꽃이 핀 모습이다. 인근 주민들이 공원 길을 걷고 있다.
보라매공원의 꽃이 핀 모습이다. 인근 주민들이 공원 길을 걷고 있다.

 

보라매공원의 꽃이 핀 모습이다. 인근 주민들이 공원 길을 걷고 있다.
보라매공원의 꽃이 핀 모습이다. 인근 주민들이 공원 길을 걷고 있다.

  누구나 꽃처럼 함빡웃는 보라매공원

  - 홍영민 기자

  7호선 보라매역과 2호선 신대방역의 가운데에 위치한 보라매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방문 당시 2호선 이용이 편리했던 본 기자는 신대방 역에서 내려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보라매 역까지 가보기로 했다. 신대방역 4번 출구로 나오니 시장 길에 바람 불면 달콤한 과자 냄새가 나기도 했다. 시장의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니 공원의 초입이었다. 바람이 불면 비처럼 떨어지는 벚꽃이 인상적인 길이었다. 그리고 봄바람에 이끌려 산책을 나온 수많은 노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공원으로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작은 호수였다. ‘옥만호란 이름의 호수는 날이 지금보다 더워지면 분수도 나오는 모양이었다. 호수 주변에 솟은 갈대는 그곳의 경치를 한 층 더 세련되게 만들었다. 이어 옥만호 옆의 정자에는 젊은 연인이 서로의 땀을 닦으며 앉아 있었다. 당시 구름이 껴 그닥 더운 날씨는 아니었으나 공원에서 오래 걸었는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곳에 자주 오느냐고 묻자 사실 오늘 강의가 있는 날이지만 자체휴강하고 여자친구랑 같이 꽃 보러 나왔어요라며 남자 쪽이 쑥스럽단 듯이 말했다.

  이어 호수에서 조금 떨어진 길다란 정자로 향했다. 그곳은 아직 겨울을 끝내 보내지 못한 것처럼 바람을 막기 위한 비닐막으로 사방이 둘러 쌓여있었으며 장기나 바둑을 두는 노인들로 북적였다. 그곳에 들어가자 웬 젊은이가 이런 곳에 들어오느냐는 눈치였다. 장기를 구경하던 할머니에게 묻자 종종 이곳에 모여 장기를 두고 논다고 말했다. 퇴직하고 할 일이 마땅치 않으니 굳이 서로 연락하지 않더라도 이곳에 모이는 일이 잦다는 설명이었다. 더불어 봄이 되면 젊은 사람들도 자주 찾아와 공원에 활기가 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공원 정중앙으로 향했다. 거대한 운동장에는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뛰놀며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봄에 꽤나 어울리는 풍경이란 생각이 들었다. 운동장 뒤로는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에 보라매공원의 북쪽으로 가기 위해 공사장 우측으로 크게 돌아가야만 했다.

  공원 북쪽에는 공군의 전투기들을 실제에 가깝게 재현해놓은 조형들이 여러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꽃들 속에 전투기 모형이 자리하자 이색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전투기 왼편에는 고급 사진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젊은 여성들도 있었다. 그들에게 사진을 찍고 있는 이유를 묻자 봄이 돼서 꽃을 찍고 싶어 친구와 함께 나왔다고 답했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공원 북쪽 출구로 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출구 쪽에는 분홍꽃을 한가득 안고 있는 나무들이 나란히 사람들을 배웅하고 있었다. 젊은 연인들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 온 교복 입은 학생들, 배우자와 함께 공원에 들른 중장년층도 보였다. 그들의 연령층은 서로 다르지만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이 하나 같이 똑같았다.

  이젠 봄의 중순이며 꽃도 한창 피어있다. 곧 날이 더워지면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꽃이 흔적을 감출지 모른다. 항상 곁에서 웃어주는 연인과 일 년에 한 번, 짧게 찾아오는 봄을 누구나 꽃처럼 웃을 수 있는 보라매공원에서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란히 걷는 걸음이 더욱 경쾌해질 것 같다.

어린이대공원에서 가족 혹은 친구들 끼리 꽃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린이대공원에서 가족 혹은 친구들 끼리 꽃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다.

  테마파크와 공원이 합쳐진 어린이대공원

  - 손희서 기자

  아차산역 5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걸으면, 어린이대공원의 후문이 나타난다. 평일 낮이었음에도 어린이대공원의 후문과 주차장은 연인들이나 가족들로 북적였다. 어린이대공원의 입장료는 무료로 책정돼 있는데, 그래서인지 혼자 운동하는 사람들도 간혹 보였다. 봄이 시작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어린이대공원은 입구부터 다양한 꽃으로 가득했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는 후문을 지나 산책로로 향했을 때 벚꽃나무들이 막 피기 시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벚꽃은 후문에서 동물원으로 가는 길목과 동물원 주변 산책로에 가장 많이 피어 있다. 연인들은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고, 꽃을 만져보기도 했다. 몇몇 연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함께 벚꽃나무 아래 서 있는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었다.

  벚꽃 잎이 날리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동물원과 식물원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동물원 철장에 붙어 동물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동물 우리에도 떨어지는 꽃잎들을 보니 동물원의 봄이 유독 가깝게 느껴졌다. 넓은 온실 속에서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만나 볼 수 있는 식물원 또한 평일임에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식물원에는 유독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았는데, 어린이들은 식물원 안을 걸어 다니며 자신의 키보다 큰 식물들을 신기한 듯 올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더 걷자 산책로 주변에 풀밭들이 많이 보였다. 연인들은 풀밭 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벚꽃나무들로 둘러싸인 연인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리는 벚꽃 잎에 깔깔거리며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볼 것도 많지만 그만큼 쉴 곳도 많은 어린이대공원에서 봄을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축구장과 테니스장도 있었다. 가족들이 와 운동하기에 좋은 장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문으로 나가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놀이기구들이었다. 꽃구경을 모두 마친 연인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코스다. 롤러코스터부터 바이킹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 연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놀이기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옆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따로 있었는데,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은 이곳에서 봄을 즐기고 있었다.

  연인과 함께 놀이기구 앞에 서 있던 남성에게 어린이대공원에 대해서 묻자, 그는 어린이 대공원이 다른 공원보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아서 좋고, 놀이동산보다는 쉴 수 있는 느낌이 들어서 자주 이용한다라며 벚꽃나무도 많아 꽃이 필 시기에 자주 온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가족끼리 오는 것도 좋지만 연인끼리 와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어린이대공원을 봄 데이트 코스로 추천했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어린이대공원에도 봄이 찾아왔다. 산책로에는 꽃잎이 가득하고 공원의 풀밭에는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봄이 떠나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과 손을 잡고 어린이대공원의 날리는 벚꽃 잎들을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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