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도 물러나고 본격적으로 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됐다. 일부 학생들은 곧 찾아올 중간고사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혹시 나들이를 가게 된다면 공공장소 내에서의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할 것이다. 더불어 예의 이상으로 지켜야만 하는 것들 역시 존재한다.


  꽃이 화려하게 곳곳을 장식하는 만큼 꽃놀이 명소에도 인파가 몰리기 마련이다. 그중 대개는 물론 여타 방문객과 다투지 않고 본인들의 쓰레기를 잘 치우는 등의 공공 예절을 훌륭히 실천한다. 그럼에도 매번 봄만 되면 꽃놀이 방문객들의 시비로 인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 적어도 갈등이 일어나는 쌍방의 몰상식만은 아닐 것 같다.
오히려 대부분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배려의 부족이 원인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가족 간의 말다툼이나 친구들끼리의 싸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꽃놀이 명소는 대부분 그리 넓지 않다. 적어도 몰리는 인파를 여유롭게 수용할 정도로는 말이다. 이에 친밀하지 않은 자의 행동이나 음성에 보다 쉽게 노출되고, 이에 따라 거부감이 가중돼 갈등으로 번지는 것이다. 즉, 서로 평소에 비해 조금 더 참을성을 갖고 배려하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싸움이다.


  그러할 갈등이 일 때마다 다툼의 장본인들은 ‘몰상식한 사람’이라던가 ‘개념 없는 인간’이라는 말로 서로를 수식한다. 혹은 갈등까지 번지지 않았더라도 주변에서 벌어진 사소한 행동에 그러한 비난을 마음 속으로 읊조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의 혹은 본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려 향한 꽃놀이는 아닐 듯하다. 조금만 마음을 넓게 가져 보도록 하자. 봄꽃을 악몽으로 번지게 하고 싶진 않을 테다.


  비단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다. 꽃놀이는 다름 아닌 일 년에 한 번 찾아올 짧은 봄을 행복하게 보내고자 가는 것이다. 괜한 곳에 감정을 소모하지 말자. 의외로 몰상식한 사람은 없으며, 당신이 몰상식에 흥분할 필요는 더욱 없다. 꽃놀이에서 지켜야 하는 것은 예의 이상으로 당신의 행복과 그 옆에 있어주는 누군가의 웃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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