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대부분의 비판 기사나 사설이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에 머문다는 점이다. 즉 어떤 사안의 단점이나 맹점을 논해봤자 개선되는 모습이 매우 드물다는 이야기다. 이는 어쩌면 기자로서 한심하게 보일 수 있는 푸념이다. 그럼에도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본지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본부 측도 잘못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름 아닌 공간 부족에 관한 문제이며, 특히 학습 공간의 부족 문제이다. 본교 캠퍼스는 실제로 넓은 축에 끼지 못한다. 이를 비판하자면 사실 본부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 있다. 불가피한 가난처럼 본인들도 좁고 싶어서 좁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이에 앞서 말했듯 공간 부족을 운운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단지 학습 공간만큼은 본교생들을 위해 어느 정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본교는 학습 공간이 부족하다. 지난 도서관 리모델링으로 인해 좁아진 도서관은 본교생들을 넉넉히 수용하지 못하며, 시험기간 때만 연장 운영하는 학생식당은 온전한 학습 공간이 돼주지 못한다. 그 외에도 몇몇 학습 공간이 더 있지만 모두 공간이 협소하거나 이용 주체가 일부 단과대 학생에게만 한정돼 있는 등의 한계가 있다.


  학습 공간의 부재는 의외로 큰 문제일 수 있다. 학생들의 애교심을 떨어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교생들에게 학습 공간 부족이란 ‘숭실대는 공부할 기회조차 주지 못하는 곳’이란 인식까지 심어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의 본업은 학업이란 점에서 그러한 비판적 인식은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본부는 이 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학생식당의 연장 운영마저 총학의 주도로 이뤄졌단 점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이에 본부는 반성하고, 학습 공간을 늘릴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언제든 빈 강의실은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당장 운영 정책을 마련해 그러한 빈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단순하지만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적어도 학교 내 빈 공간, 특히 강의실이 있는 한 어떤 핑계가 됐건 학습 공간 부족 문제의 원인은 본부의 태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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