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경제면에서 1년내내 보이는 뉴스는 바로 신용불량에 대한 것이다. 비단 카드 사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카푸어, 하우스 푸어 등 일단 보이지 않는 돈으로 구매를 한 뒤 나중에 이것이 실체가 되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이를 만회하기 위해 2차, 3차 범죄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돈은 상당히 가벼운 돈으로 보이지만, 사실 내면의 무게는 내가 갖고 있는 돈보다 무거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쉽사리 체감하지 못한다. 당장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보이지 않는 돈이 전세계를 흔든 사례다. 무엇보다 슬픈건, 이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위 두 사례 모두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국가적 문제가 아니어도 사례는 많다.

  보이지 않는 돈은 꼭 신용(信用)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가의 학생회비 같은 돈도 당장의 내 돈 같지 않은 보이지 않는 돈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공금을 마구 쓴 사람은 지탄의 대상이 된다. 국내 대학에서 이런 문제는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학생들로 하여금 해당 학생회비 납입에 상당한 거부감을 들게한다. 현재의 실수가 미래의 전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신용의 과신이나 공금의 부정사용이 무엇을 말하는가. 돈을 쉽게 아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돈은 값싼 돈도, 쉬운 돈도 아니다. 세상에 공짜 돈은 없다. 돈은 무서운 물질이다. 그리고 미래에서 달려오는 칼이라 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를 움직이지만, 보이지 않는 돈은 내 미래를 움직인다. 그게 평판이 됐든, 실제 미래가 됐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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