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오해’
‘이해와 오해’
  • 홍영민 기자
  • 승인 2018.05.14 02:14
  • 호수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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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페미니즘? 범죄?
기독교를 묻다

 

  본지는 이번 호를 통해 세간 이슈에 관한 편견들이 이해인지 오해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하나는 최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페미니즘에 관해, 둘째론 지속적으로 이슈가 돼왔던 기독교에 관해서이다. 최근 페미니즘 계열 사이트로 불리는 ‘워마드’에서 남성 혐오 범죄가 일며 페미니즘은 사상 자체가 범죄적이라는 비판을 부르고 있다. 또한 기독교는 대중매체에서 지속적으로 비춘 범법 혹은 반윤리적 행보로 인해 지나친 반감을 사고 있다. 페미니즘과 기독교가 본질적으로 반윤리적인 것인지 본지와 함께 알아보자.
 

워마드: 페미니즘? 범죄?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인 워마드의 메인화면이다.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인 워마드의 메인화면이다.

  지난 1일(화) 홍익대학교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 중 촬영된 남성 모델의 나체가 ‘워마드’라는 커뮤니티에 게재돼 논란이 됐다. ‘워마드’란 과거 ‘메갈리아’란 페미니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파생됐으며, 페미니즘 자체보다는 이른바 ‘여성우월주의’ 사상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이번 홍익대학교 사건 이외에도 워마드는 고인인 남성 연예인을 비하하거나 성 소수자를 공격해 끊임없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우선 워마드는 페미니즘 커뮤니티 사이트 ‘메갈리아’에 뿌리를 둔다. 소수자 혐오를 금지했던 메갈리아의 공지에 대해 반발하는 의견을 가진 사이트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사이트가 워마드다. 이러한 워마드는 애초 자신들은 여성운동단체가 아니라고 공언했으며, 남성 혐오와 여성우월사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사이트라고 공시했다. 경희대에 재임 중인 문화평론가 이택광 교수는 “페미니즘은 혐오에 대한 반대이기에 워마드의 혐오 표현과 페미니즘을 동일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워마드 내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화) 한 워마드 회원은 홍익대학교 회화과 수업 중 찍은 누드 크로키 모델 사진을 당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린 바 있다. 사진은 현재 지워진 상태지만, 피해자를 조롱하는 게시글들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서울 마포 경찰서는 지난 9일(수) 피해자가 워마드 회원 2명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워마드는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주혁 씨를 ‘전복요정’이라고 부르는 등 고인의 죽음을 조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광복절에는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조롱하는 글과 사진이 워마드 게시판에 게재됐고 이러한 게시물들은 높은 추천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행동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워마드 측은 남성이 지금까지 해왔던 범죄들의 ‘미러링’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여성이 피해자인 범죄와 남성이 피해자인 범죄 간의 여론 차이를 비판한다. 미러링이란 페미니즘 운동의 방법 중 하나이다. 상대방의 여성 혐오 사상이나 행동을 주체의 성별만 바꾸어 보여줌으로써 여성 혐오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전략이다. 김치녀(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를 씹치남(남성을 비하하는 단어)으로,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를 남적남(남자의 적은 남자)으로 바꾼 단어들이 그 예시들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오찬호 작가는“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미러링을 적용했을 때 맞는다면 좋은 것이다. 상대방이 이를 반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라며 미러링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한 워마드 등의 페미니즘 사이트나 여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에 비해 남성이 피해자인 사건이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주장을 실제로 확인하기 위하여 본지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와 여성의 피해자인 경우 언론이나 사회적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확인 결과 이들의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 여학생 기숙사 몰래카메라 사건보다 홍익대학교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이는 댓글 수가 가장 많은 두 기사로 비교됐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 여학생 기숙사 몰래카메라 사건보다 홍익대학교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이는 댓글 수가 가장 많은 두 기사로 비교됐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홍익대학교 남성 누드 모델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사건은 처음으로 공론화가 된 지난 4일(금)부터 지난 5일(토) 이틀 사이에 56건의 기사로 다뤄졌으나, 지난 10일(목) 공론화가 된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여자기숙사 몰카 사건은 지난 11일(금)까지 총 11건밖에 기사화되지 않았다. 또한, 홍익대학교 남성 누드 모델 몰카의 범인을 잡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지난 5일(토) 총 8건이 게재되며 하루 만에 1만 명이 이에 서명했으나, 경기도 고등학교 여자기숙사 몰카 사건에 관한 청원은 지난 11일(금) 하루 동안 1건이 게재되었으며 이에 서명한 인원은 총 64명이었다. 

  한편 미러링이 페미니즘 운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 교수는 미러링을 ‘주목경쟁’이라고 칭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애초 취지가 무색해지고 혐오만 재생산된다. 결국 페미니즘 운동의 의의는 사라지고 놀이 문화만 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독교학과에 재학 중인 박천용(기독·16) 씨가 기독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학과에 재학 중인 박천용(기독·16) 씨가 기독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를 묻다

  우리 사회에는 기독교에 관한 긍정적 견해만큼이나 부정적 견해도 많다. 이때 기독교는 본교의 이념이며 이에 본교에는 기독교학과가 개설돼 있다. 그래서 본지는 본교 기독교학과 재학생들에게 기독교에 관한 속설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기로 했다. 참여해준 학생들로는 박천용(기독·16) 씨, 백영재(기독·16) 씨, 민규식(기독·17) 씨가 있다. 기독교에 관한 속설들은 모두 사실일까?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말은 사회에서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당 종교의 대표적 슬로건입니다. 그러한 슬로건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박 씨: 그러한 슬로건은 예수를 믿으면 사후 천국에 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이분법 논리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본교에서 배운 천국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천국이나 지옥에 가는 사후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살고 있는 지금이 중요한 것이죠. 지금 살아있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다투지 않고, 아프지 않고, 서로를 상처 주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그것이 천국, 즉 하나님나라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본교에서 배운 것과 그러한 슬로건은 조금 차이가 있네요.

  기독교에서는 술과 담배를 교리적으로 금하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 씨: 교리적으로 금하지 않습니다. 애초 성경에서 그러한 것들을 금한다면 천주교의 신부님들은 모두 금연에 금주를 하셔야 할 거예요. 하지만 그렇지 않죠? 실제로 예수님도 포도주를 좋아하셨고요. 술과 담배를 금하라는 말이 나온 것은 방탕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 두 가지는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편으로 개인적으로는 담배는 아예 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사실 술은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서 마시는 것만으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담배는 2차, 3차 흡연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왜 한국 교회엔 종파가 많은가요?

  민 씨: 정치적인 이유가 큰 것 같아요. 물론 성경에 대한 해석의 차이도 있겠지만요.
 

  백 씨: 말씀대로 정치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성경의 해석적 차이가 주된 원인인 것 같습니다. 교회 세력이 크다보니 더 많은 성도들을 모으려는 등의 움직임들도 종종 보이거든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성경은 양이 방대한 만큼 해석적인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원인인 듯해요.

  성경의 해석적 차이를 인정한다면 이단과 나뉘어진 종파는 무엇이 다른가요?

  민 씨: 저는 별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사실 대중매체에서 볼 수 있는 한국 교회의 모습은 입으로만 하나님을 외치고 있지 이단들과 하는 일이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백 씨: 저도 동의합니다.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기독교 교회엔 왜 이렇게 세분화된 직책(장로, 집사 등)이 많은가요?

  백 씨: 그건 기독교의 시작인 종교개혁 당시 칼뱅이 정한 것인데요. 당시 칼뱅은 목사나 장로, 집사 등 각 직책별로 역할을 나눠 하나님 뜻에 따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애초 나눈 것 자체에는 의미가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그 역할이 흐지부지됐죠. 그래서 오늘날 보기에 그렇듯 직책을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성 소수자에 대해 기독교에서 반대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곤 합니다. 그러한 억압이 기독교의 교리에 따른 것인가요?

  민 씨: 전 교리를 떠나서 상식적으로 그러한 억압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사람인데 성적 지향을 잣대로 폭력을 휘두르면 안 되죠.

  백 씨: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이웃사랑을 추구합니다. 이때 이웃이란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 있는 이들보단 부조리한 현실에 의해 고통 받는 이들이죠. 그러한 맥락에서 기독교인이라면 성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고 억압적 현실로부터 도와주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재해나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들은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명하며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곤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백 씨: 성경의 오해나 지나친 하나님 변호를 원인으로 일어난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 기독교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부조리 속에서 이뤄지는 이웃사랑이고 약자를 돕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약자들이 고통 받는 상황에 무조건적으로 하나님을 변호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 받는 사람들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일이죠. 그렇게 하나님을 변호하는 것보단 직접 고통 받는 이들을 찾아가 보살피고 공감하고 도와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그러한 일련의 재난 사고는 모두 하나님의 탓이라고 봐야하나요?

  백 씨: 글쎄요. 그렇게 보는 게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하나님 탓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탓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만 더 힘들어질 뿐이죠. 오히려 하나님을 탓하기보다는 이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싸우고, 더는 고통 받는 사람이 없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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