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원(기독·14) 씨가 교인들에 의해 예배당에서 끌려나가고 있다. 사진: 보도보도

   지난 10일(목) 영락교회에서 열린 ‘서울숭실 재건기념 감사예배 및 비전선포대회’에서 본교 재학생들과 동문들이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가 교인들에 의해 제압됐다.

  ‘서울숭실 재건 감사예배 및 비전선포대회’는 서울 숭실캠퍼스 재건 6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숭목회와 숭장회의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는 본교 동문들과 기독교계 인사 및 본교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습 시위는 감사예배가 끝난 후에 진행된 비전선포식에서 벌어졌다. 비전선포식이 시작되고 본교 법인 김삼환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하러 나오자 예배당 곳곳에 앉아있던 본교 재학생 우제원(기독·14) 씨와 정민호(언론홍보·13) 씨, 동문 2인이 일어나 피켓을 들며 “숭실대 이사장 김삼환씨는 퇴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외쳤다. 곧이어 교인 다수가 시위자들을 에워싼 뒤 예배당에서 밖으로 끌어냈다.

  예배당 밖으로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시위자는 목이 졸리고 입막음을 당하는 등 무력으로 제압을 당하기도 했다. 학생 시위자 우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를 예배당 밖으로 끌어내려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뒤로 끌고 갔다”며 “목을 조르지 말라고 손을 쳐내니까, 마치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동문들 또한 예배당 밖으로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콧등이 찢어지는 등 상처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소 위협적인 행동들은 예배당 밖에서도 계속됐다. 교인은 주먹질하려는 듯한 행동을 보였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던 학생과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으려 했을 뿐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있던 학생과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우 씨를 주도로 조직된 ‘숭실 이사장 퇴진 행동’에서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숭실 이사장 퇴진 행동’은 지난해 1학기부터 △학생 대상 서명운동 △피켓 시위 △대자보 게시 등으로 김삼환 이사장 퇴진 운동을 진행했다. 우 씨는 시위를 벌인 이유에 대해 “1년간 퇴진 운동을 진행 하며 교직원과 교수님들, 총장님을 만나 학교와 대화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응답이 없었거나 결국엔 ‘그만 해 달라’는 뉘앙스의 대답만 돌아왔다”며 “교내에서의 운동만으로는 효과가 없다 고 느꼈고 김삼환 이사장을 만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김삼환 이사장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기회라고 생각해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본교 기독교학과 학생회와 인문대 운영위원회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독교학과 학생회는 “학생 시위자를 폭력으로 진압한 행사의 책임자이자 숭실대의 대표자인 이사장 측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문대 운영위원회는 “기독교학과 우제원 학우가 당한 폭력에 대해 방관으로 대처한 본교 이사장 김삼환 목사와 동문들에게 사과를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교내 게시판과 인문대학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우 씨와 동시에 시위를 벌인 동문들은 ‘숭실대 김삼환 이사장 퇴진운동 본부(이하 퇴진운동 본부)’에 소속돼있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동문 신승환(영문·77) 씨는 “숭실대는 기독교정신과 민족사학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김삼환 이사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퇴진운동 본부는 지난 2일(수) 본교 한경직기념관 앞에서 동문 50여 명이 모여 발족했다. 퇴진 운동 본부는 선언문을 통해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상처받은 세월호 가족을 위로하지 않았으며 불법적으로 비자금을 관리하고, 세습을 저질러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이 기독교 정신과 민주 교육의 근본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숭실대의 이사장을 맡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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