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인터넷 신문매체가 본지를 포함한 서울 소재 대학교 학보사 16곳의 기사를 다수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매체는 상당수의 기사를 제목만 바꾼 채 도용했으며 기사 사진과 인포그래픽에 워터마크를 입혀 무단으로 사용한 것을 모자라 작성 기자의 이름을 노출하기도 했다. 표절된 기사 중 일부는 해당 매체의 이름으로 여러 포털 사이트에 유통되고 있었다.


  서울대학언론연합회의 사과 요구에 해당 매체 발행인은 “인터넷 신문매체가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보니 도의적으로 어긋난 일을 했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앞서 해당 매체는 지난해 12월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기사를 도용한 바가 있으며 당시 해당 매체는 사과문과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달라진 건 없었다.


  실제로 등록된 인터넷 신문매체 6,000여 곳 중 제대로 운영이 가능한 곳은 800여 곳 정도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그들의 행태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해당 매체는 이번에도 재발 방지와 표절 기사 삭제를 약속했지만 더 이상 그들을 신뢰하기는 어렵다.


  이번 학보사 기사 표절 사건은 언론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본다. 인터넷 신문매체 다수는 수입의 근본이 되는 기사 ‘클릭 수’를 확보하기 위해 선정적 보도는 물론 기사 복붙(복사와 붙여넣기의 합성어), 심지어는 기사 표절을 일삼고 있다. 이에 MBC 박성제 해직기자는 대한민국의 언론 행태를 ‘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라며 한마디로 규정했다. 공영방송은 사실을 왜곡했고 작은 언론들은 클릭 수를 올리기 위해 애를 썼다. 이를 보며 대중은 경멸을 넘어 분노했고 언론을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고 불렀다. 미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언론 신뢰도가 세계에서 바닥을 치고 있다고 한다. 쓰레기로 치부 당한 언론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다시금 제고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보아 여전히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 같다.


  이를 기점으로 언론은 대중이 원하는 저널리즘의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사주나 권력, 광고주 입맛을 채우기보다는 언론을 외면하고 있는, 언론의 유일한 수요자인 대중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아무리 수익구조를 마련해봤자 대중은 쓰레기라고 낙인찍은 언론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또한 지금과 같은 언론의 행태가 지속된다면, 언론은 ‘기레기’라는 딱지를 뗄 수는 없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