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전문기관인 세계관광기구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1,724만 명으로 세계 20위를 기록했다. 1위인 프랑스 8,260만 명, 2위인 미국 7,561만 명 등에 비하면 매우 적다. 아시아 국가로서 관광객 수가 우리보다 많은 국가는 10위를 차지한 태국(3,256만 명), 12위를 차지한 말레이시아(2,676만 명), 13위를 차지한 홍콩(2,655만 명), 16위를 차지한 일본(2,404만 명) 등이다. 한국의 관광객 수가 2012년 1,114만 명, 2013년 1,217만 명, 2014년 1,420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1,323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다가 2016년에는 크게 늘어났지만 이웃 나라인 일본의 관광객 수가 최근 괄목할만하게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 가세가 매우 약한 편이다.

  2008년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일본을 압도해 온 한국이 대역전을 당한 것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값 급락으로 일본 여행 비용이 저렴해진데 큰 원인이 있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대신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대역전의 원인을 환율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일본이 그 동안 추진해 온 관광객 유치확대를 위한 노력 영향도 있다. 비자제도의 개선, 항공로선의 확대, 외국어 안내 체계정비 등이 효력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 숙박·교통업계가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정부나 관광공사 등 관련 기관은 그동안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 하지만 한국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취약점이 유치확대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관광의 3대 요소로 불리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게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외국인들이 찾은 지 역의 비중은 대략 서울이 80%, 제주도가 18%이다. 이 두 지역 외 다른 지역을 찾은 관광객 수는 매우 적다는 얘기다. 서울과 제주도에서 주로 찾는 곳은 명동과 동대문시장, 롯데월드, 에버랜드, 성산일출봉 등이며, 고궁을 찾는 사람 비중은 줄고 있다. 지방이나 산간지역을 찾는 사람은 극소수다.

  음식을 푸짐하게 먹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먹을 게 변변치 않아 고생한다고 한다. 제주도엔 중국인들의 식성을 맞춰줄 식당이 별로 없다. 한국의 즐길 거리로 그동안 한류가 톡톡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그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한국 관광의 매력도 떨어졌다는 게 외국 언론의 지적이다.

  한해 천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오는 첫 번째 목적이 쇼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덤핑관광과 맞물려 문제점에 봉착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원가를 맞추기 힘들 정도의 헐값으로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다 보니 백화점 쇼핑을 무리하게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산성을 맞추려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관광 이미지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0년~2013년 중국인 관광객 만족도는 조사대상 16개국 중 14위, 한국을 다시 찾고 싶다는 사람의 비율도 14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한국에 여행 온 중국인의 재방문율은 2011년 31.5%에서 2014년 21%로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16년 99억 달러에서 172억 달러로 급증했다. 2001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한국을 찾고 싶도록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바가지·싸구려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관광의 품격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친절함도 요구된다. 세계 각국 관광지에서 활동하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들로부터 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이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해 이를 정책에 반영하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관광객 수를 늘리려면 모든 국 민들이 좀 더 친절하고 개방되며, 외국인들을 마음속으로부터 환대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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