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되는 주제 중 하나가 탈코르셋 운동이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여성들뿐만이 아니다. 이를 특별히 지지하지 않더라도 최근 미디어에서 조명하는 여성성 강요나 억압 등을 직간접적으로 접한 사람들 역시 탈코르셋 운동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이처럼 성평등 운동에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으로 고무적인 일임에도 최근에는 부차적인 문제들도 보인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 서로 간의 비난이 오고 가는 일이다.


  특히 이번 탈코르셋 관련 이슈가 관심을 모았을 때, 그러한 의견 차이가 굉장히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여성 개개인의 자유로 이루어졌다면 코르셋으로 규정된 것들을 행해도 괜찮다는 입장과 이에 반대해 이미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들이므로 그러한 코르셋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의 차이가 가장 눈에 띄게 대립했다.


  이러한 의견 차이에 대해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어 그러한 의견 차이가 부정적이라고 말하기에도 어렵다. 실제로 의견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것은 페미니즘 진영의 범위가 점점 커져나가고, 이에 따라 다양한 생각과 마음을 품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는 종종 부정적인 결과에 이르기도 하는 것 같다.


  서로에게 반감을 주는 수준까지 서로의 의견과 행동에 대해 비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화장을 하고 머리를 길게 기르는 이들을 비난하거나 코르셋을 벗는 것에 대해 강요하지 말라며 탈코르셋을 적극 주장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코르셋을 씌우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탈코르셋이라는 주제 안에서 서로가 입장 차이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비난을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해 고무적일 수 없다. 코르셋이란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입장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이라 할지라도 공통적이다. 즉 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지향하는 목표와 방향성은 같다는 얘기다. 최근의 페미니즘 동향이 급진적이고 과격한 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본인들이 향한 칼의 방향이 성평등을 위해 고무적인 방향일지는 다시 고려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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