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단편소설 ‘불’은 하층민의 관점에서 암울한 현실과 고통받는 그들의 삶을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보여주었다. 당시 시대적 배경은 1922년으로, 일본의 억압적인 지배로 고통받는 시대인 일제강점기였다. 주인공 ‘순이’의 나이는 15살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였으나 순이는 당시의 초혼이라는 풍습 때문에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집온 지 한 달 남짓이 되어가던 날 순이는 남편의 억압적인 성관계를 피해 헛간으로 달아나 잠이 들었고 다음날 가위눌림에 눈을 떠보니 어느새 원수의 방에서 깨어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가 순이와 남편의 방을 원수의 방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15살밖에 되지 않은 순이에게 억압적인 성관계는 공포이며 억압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순이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원수의 방이라고 나타낸 것 같다. 다음날 새벽이 되고 순이는 물을 뜨러 갔다가 물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송사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송사리를 손에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자 온갖 힘을 다해 손에 잡은 뒤 바닥에 패대기쳤다. 밤에는 남편에게, 낮에는 시어머니의 구박과 온갖 농사일로 고통받고 있는 순이와 자유롭게 헤엄치는 송사리는 굉장히 대조되는 존재일 것이다. 순이는 지속되는 남편의 성관계로부터 벗어날 궁리를 하다가 원수의 방에 불을 지르자는 결심을 했다. 불을 지르고 순이는 타고 있는 집을 굉장히 흥미롭게 쳐다보며 행복해한다. 순이에게 불은 아마 억압받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 또는 해방의 열쇠였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명체인 송사리를 패대기치고 방에 불을 지른 행위가 이상하게 보이거나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나에게 순이는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아이였기에 순이의 행동에 연민을 느꼈다.


  이 책은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암울한 시대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여러 가지 문학적 기법을 사용해 독자에게 긴장감과 흥미를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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