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감독 ‘아니쉬 차간티’의 영화 <서치>는 실종된 소녀를 찾는 아버지의 서사를 다룬다. 소녀를 찾기 위한 아버지의 고군분투는 영화의 단골 소재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서치>는 이 전형적인 소재에 새로운 영화적 문법을 더하며 신선함을 찾는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소녀 ‘마고(미셸 라 분)’의 탄생을 담은 사진에서부터 시작된다. 특별한 것이 있다면 이가 윈도우즈의 바탕 화면과 효과음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후 가족의 타임라인과 함께 컴퓨터 운영 체제와 SNS 발달의 역사가 마고의 성장과 가족의 일대기를 담아낸다.

 즉 이 영화는 모든 장면들을 PC, 모바일 속 기능들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프레임은 CCTV, 휴대폰이 되는 셈이며 일상적인 대화 역시 영상 통화 기능을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물론 이전에도 PC와 모바일 화면을 전면에 내세운 페이크 다큐 형식의 영화가 많았지만 <서치>처럼 모든 시퀀스를 활용한 경우는 처음이다. 이를 ‘스크린-라이프’라 칭한 제작진의 표현처럼 영화 <서치>는 가장 익숙하지만 새로운 형식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또한 영화는 기술력에만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를 놓치고 가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새로운 문법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객들의 눈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서치>는 스릴러 영화의 기본이 되는 서스펜스까지 신선한 문법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대화로 전달할 수 없는 감정의 고리들을 모니터의 커서를 지웠다 쓰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초조함 역시 웹 브라우저의 검색 기록을 찾는 장면, 구글 맵을 이용하여 위치를 기록하는 모습을 통해 완성한다. 동시에 개인정보가 유출되기 쉬운 정보화 사회의 단점을 꼬집는다. 마고의 실종을 SNS의 화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까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든다. 마고의 실종이 아버지와 소통의 부재에서 왔듯이 현대사회의 기술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소통의 벽은 반드시 허물어져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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