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섬' 웨스 앤더스 감독
'개들의 섬' 웨스 앤더스 감독

  영화 <개들의 섬>은 <Mr. 판타스틱 폭스>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등장인물의 움직임에 맞추어 각각의 인형을 제작하고, 그 인형의 작은 움직임을 사진으로 연결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웨스 앤더슨’ 특유의 영상미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감독은 털 움직임과 바람에 흩날림까지 섬세하게 포착하며 영상을 통해 캐릭터의 심리를 선보이는 데 성공한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후쿠시마 원전 대재앙 이후 버려진 땅을 하나의 배경으로 설정한다. 귀엽지만 소외된 소년과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전체주의에 대한 감독의 비판적 시선이 담겨있다. 개열병이 퍼진 쓰레기 섬에 경비행기 한 대가 추락한다. 개들 앞에 12살의 일본 소년 ‘아타리’가 등장한다. 소년은 자신의 반려견을 찾으러 온 인물로, 개들의 도움을 받으며 반려견 ‘스파츠’를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화려한 영상미와 다양한 색감을 사용하는 감독답게 이번 영화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들로 넘쳐난다. 자칫 황폐하게 느껴질 수 있는 쓰레기 섬은 아타리와 개들의 모험으로 무지개 빛 희망이 물든다. 전통 가면극 및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의 모습을 통해 동서양의 특징을 환상적인 영상으로 표현한다. 압도적인 영상만큼이나 사회 비판적 메시지 역시 강렬하게 자리한다. 영화에서 개들은 영어를 사용하고, 사람은 일본어를 사용한다. 개들과 아타리는 ‘언어’로 소통이 불가능하지만 반려견을 찾겠다는 선한 의지로 화합을 이룬다. 병에 걸린 개들을 말살하고자 하는 고바야시의 모습에서 전체주의 국가가 보이는 폐해를 확인할 수 있다. 인도주의와는 거리가 먼 개들의 생체 실험 역시 마찬가지이다. 화려한 영상미를 관통하는 웨스 앤더슨의 비판적 시각은 블랙 코미디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에드워드 노튼, 스칼렛 요한슨,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등에 이르는 초호화 더빙 진의 목소리 연기를 관전하는 것도 영화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이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