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는 지난해 선거에서 후보자가 출마하지 않아 보릿고개를 겪었다. 회장단 공석으로 동연에 애정을 갖고 있는 이들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를 꾸렸고 지난 3월까지 업무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보궐선거 과정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마찰이 발생해 설상가상으로 동연 회장 후보로 출마하려던 전 비대위 위원장은 사퇴했다. 이어 부 비대위 위원장이 동연을 이끌었지만 비대위 위원들은 떠나갔다. 남은 비대위 구 성원은 총 3명. 3명으로 동연 업무를 이어가기엔 무리였다. 분과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동아리 대표자들은 동연을 외면했다.

  이로 인해 당시 비대위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약 70여 개에 달하는 동아리의 활동점수를 산출하지 못했고, 이에 동연 권한대행은 지난 11월부터의 활동점수를 매기기 위해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점수 산출 기준이 변경됐다며 동아리의 몰매를 맞고 있다.

  이렇듯 산전수전을 다 겪은 동연은 ‘토고납신(吐故納新)’의 의지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선출된 제35대 동연 권한대행이 지난 13일(목) 제3차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인준됐고 동아리 대표자들이 자처해 △교양 △연대사업 △체육 △학술 동아리 분과위원장도 선출됐다. 동연의 집행부원도 10명 이상으로 늘어 비로소 동연의 업무 안정화가 이뤄졌다.

  이에 발맞춰 동아리 대표자들은 동연 정상화를 위해 함께 힘써야 한다. 동연 권한대행은 70여 개 동아리 활동점수를 형평성 있게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아리방(이하 동방)이 없는 동아리에게 동방이 원활하게 배정될 수 있도록 활동점수표를 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이 소유한 동방을 지키는 데 급급한 동아리 대표자들은 이러한 동연의 행보에 비협조적이다. 동아리 대표자들은 지난 2015학년도 동연 횡령 문제로 8개의 동방이 회수당한 사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후 동방을 새로 배정받은 동아리는 한 곳에 불과했다. 그들만의 작은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동아리들에게 동방은 헛된 꿈이었다.

  이에 각 동아리 대표자들은 동방이라는 공간이 학생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학생들의 등록금과 학생회비로 동방과 동연이 유지되기에 학생 누구나 동방을 사용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배려의 미덕으로 동아리 대표자들이 동연의 등을 밀어준다면, 더욱 건전한 동아리 사회가 형성될 것이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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