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스터 션샤인’에서 파리바게뜨의 가상 브랜드인 블란서 제빵소가 등장하고 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 파리바게뜨의 가상 브랜드인 블란서 제빵소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영화나 TV드라마를 통한 간접광고인 PPL(Product Placement)이 공식적으로 도입됐다. PPL은 TV나 영화 속에 특정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 등을 삽입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상품의 이미지를 심고,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간접 광고 기법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는 광고비용으로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고, 광고주는 CF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노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내용과 관련이 없거나 노골적인 PPL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에 방영된 MBC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배우가 갑작스럽게 샴푸 광고 모델로 등장해 “3대째 내려오는 장인의 손길이다”와 같은 대사로 홍보해 과다 광고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전략으로 PPL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월까지 방영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는 “홍삼이 0.03% 들 어있는 설탕 덩어리”라며 제품을 비판하는 대사로 신선한 접근을 시도했다. 또한 베이커리 전문 매장 ‘파리바게뜨’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에서 브랜드명을 그대로 노출하는 대신 드라마를 위한 가상의 브랜드 ‘불란셔 제빵소’를 개발했다. 드라마 내 제빵소에서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고, 이후 실제 파리바게뜨에도 출시해 최대한 드라마의 흐름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 9월 네이버TV에서는 PPL을 중심으로 한 웹 예능이 방영되기도 했다. 웹 예능 ‘빅픽처’ 시즌1은 제작비를 출연진이 직접 충당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는데, 이 과정에서 출연진이 PPL쇼를 기획한 것이다. 이는 기존 공중파 방송에서는 할 수 없는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다는 웹 예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접근해 5천만 뷰를 달성했다. 시즌 1의 흥행에 따라 지난 3월 시즌2 가 제작되기도 했다.

무분별한 PPL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tvN 예능 ‘짠내투어’는 간접광고 상품인 구내염치료제와 비염완화제의 사용 장면을 부각하거나, 해당 제품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행정 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최근 제약사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일반의약품을 간접 광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그에 비례해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하는 사례 역시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방통위는 “특히 의약품 간접광고의 경우 복용법,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 없이 사용 모습만 전달돼 시청자의 약물 오남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다양한 PPL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매출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어 이와 같은 PPL은 계속 활용될 전망이다. 가구 브랜드 ‘일룸’ 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일룸 모션베드와 서랍 형 책상을 배치했다. 방영 이후 모션 베드는 지난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1만 5천대를 기록했으며, 서랍형 책상은 방영 전 5개월 간 월평균 판매량 대비 판매량이 48%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방영된 KBS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PPL로 성과를 거둔 ‘블럭 제빵소’의 공식 홍보대행사 153프로덕션 김시현 대표는 “아이템이 홍수같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작품의 스토리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성을 가지는가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게임콘텐츠에 기업 광고를 자연스럽게 심는 기법도 등장했다. 이렇듯 PPL마케팅은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종 현장 이벤트와 온라인 등으로 급속하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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