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 읽고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가족이 있고, 가족에 속해 있으며 그 안에서 상처를 주고받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큰 위안이자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얘기하면 쉽게 넘어갈 일도 가족이 말한다면 우리가 성장해서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 한 켠에 응어리가 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가장 가까이 지내다보니 장점과 단점까지 적나라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깝다는 이유 하나로 무심결에 뱉는 한마디 혹은 상처를 주기 위해 제일 싫어하는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만큼 가족에게 말할 때는 표현이나 방법이 중요하다.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메시지’뿐만 아니라 ‘메타메시지’에도 반응을 한다. ‘메타메시지’란 입 밖으로 나오진 않았으나 그 사람의 말투나 어휘 등에서 느껴지는 속뜻을 말한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이나 화자의 말투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 가족 간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화에서 생기는 오해는 서로에 대한 메시지와 메타메시지의 차이에서 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해가 생기는 이유를 파악해 대화의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대화의 방식을 바꿔 대화의 취지를 바꾸자는 것이다. 가령 상대방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나아가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자신보다 가족의 입장에서 먼저 헤아려주는 것이다. 가족은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여과 없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므로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가족은 소규모 담화 공동체이자 언어를 통해 형성되고 유지되는 유기체이다. 그러므로 가족 간 대화는 가족들 사이를 연결하는 마지막 끈 역할을 한다. 물론 자신을 둘러싼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모두 다르기에 가족 간 대화에서 파생된 오해에 대한 정확한 정답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이 아닌 가족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돌이켜 본다는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더욱 가족 간의 사랑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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