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유은혜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 개편,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고교 무상교육 도입 등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지만 숱한 난제가 산적해 있어서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지금의 교육현장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를 정도로 혼란의 연속이며 땅에 떨어진 교육부에 대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정책을 세우는 데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공론에 의존했던 모습에서 대다수 교육 수요자는 교육부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유 장관은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믿음으로 바뀌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라며 “교육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라고 언급하고 “교육개혁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또한 중앙정부에 속한 초·중등교육 권한을 교육청과 학교로 이양하며 앞으로 교육부를 “고등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 중심으로 개편하고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초·중등교육 권한을 교육청으로 이관하면 교육부는 대학정책에 더 집중할 수 있기에 과연 어떤 정책을 펴게 될지 대학들의 관심을 모은다. 한 가지 신임 장관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제는 국가가 주도하는 통제 위주의 정책을 지양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인정하며 대학이 스스로 앞날을 헤쳐 나가도록 돕는 것이 교육부가 지향할 정책 방향이라는 점이다.

  대학이 연구와 교육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 우리 사회가 당면한 국제화, 융복합, 4차 산업혁명 등의 과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이 스스로 그에 맞게끔 체질을 개선해서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고 또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사회가 생존하는데 있어 첫걸음임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통제라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길을 찾도록 돕는 정책이 대학가가 신임 교육부 장관에게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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