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진보할수록 청년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청년들이 채울 수 있던 기존의 일자리를 기술이나 기계 등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청년 실업률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차후 청년들의 취업 시장 역시 긍정적이지 못할 전망이다.


  청년 노동자가 점차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일) 한국은행의 BOK경제연구에 실린 ‘기술 진보와 청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노동자가 중장년층 노동자에 비해 자본이나 기술로 쉽게 대체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보고서의 연구팀은 지난 2000년도부터 2014년도까지의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15세부터 29세 사이 청년 인구와 30세에서 64세 사이 중장년층 인구에 대한 노동의 자본 대체 탄력성을 계산했다. 추정 결과 청년층 노동자의 자본 대체 탄력성은 1.77%로, 중장년층 노동자의 1.54%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대체 탄력성은 기술 발전으로 노동 가격에 비해 자본의 가격 비율이 1% 떨어질 때 자본이 노동을 얼마나 대체할 것인지를 나타낸다. 즉, 이는 가격으로 환산되는 노동 대체 자본을 기준으로 노동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대변하는 것이며, 자본 대체 탄력성이 커질수록 노동 수요는 감소한다.


  실제로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을 웃도는 추세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대 실업률의 경우 9.9%이지만 30대부터 60대까지의 실업률은 5%를 넘기지 않았다. 또한 이는 지난 10년간 지속돼왔던 현상이기도 하다.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2007년 2분기 기준 7.2%였던 20대 실업률은 2018년 2분기 10.2%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15세에서 64세까지의 전 연령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이 3.4%에서 4.1%로 상승한 데 비춰보면 20대 실업률의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이러한 청년 실업률의 원인으로 기술의 진보가 지적됐다.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 이서현 부연구위원은 논문 <기술진보와 청년고용>에서 그 원인이 기술의 진보에 따른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당 논문에 의하면 기술이 발전할수록 청년층 고용과 중장년층의 고용은 동시에 위축돼야 하는데 이는 기업이 동일한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노동자에 비해 기계가 더 많은 결과물을 안겨다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상 그 위축되는 고용의 폭은 청년층이 중장년층보다 더 크다. 이에 대해 이 부연구위원은 그러한 고용 폭의 차이가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특정 업무 경험이 많이 쌓인 노동자일수록 진보하는 기술력에 저항해 자신만의 가치를 드러내는 채로 고용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기술이 진보하면 진보할수록 고용에서 더 쉽게 배제될 수 있는 건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해 중장년층에 비해 업무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 노동자다.


  심지어 대졸 이상의 자본 대체 탄력성은 더욱 높았다. 대졸 이상의 자본 대체 탄력성은 청년 노동자의 경우 2.75%였으며, 중장년층의 경우 1.98%였다. 대학을 졸업해서 얻는 전문 지식은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대학에서 배운 지식들은 기술 진보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청년고용 정책은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 수요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 탓에 차후 취업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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