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간지가 매년 시행하는 대학평가 순위가 지난달 말에 발표되었고 지난 6월에는 다른 일간지가 시행하는 세계대학평가의 결과도 발표됐다. 대학평가가 평가 목록에 있는 대학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는 대학가의 인식과는 별개로 학교 순위에 대한 세인들, 특히 동문들의 관심은 자못 크다. 평가 순위의 등락에 따라 학교 운영에 대한 평가마저 내리는 실정이니 대학들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어 매년 이맘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며 여기저기 눈치 아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대학평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있었으며 특히 평가항목에 있어 주관적 지표를 사용하거나 자의적으로 배점을 적용하고 수시로 항목이나 배점을 변경하는 등의 문제로 많은 반발을 사왔다. 또 다른 일간지에서 시행하는 평가 항목을 보면 연구자 동료평가(30%)와 졸업생 평판도(20%) 등 평판도에 대한 점수가 전체 점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면 대학의 본질인 연구와 교육에 대한 질적인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비교적 지표를 높일 수 있는 항목에 집중함으로써 순위를 상승시키는 것이 가능한 만큼 평가 내용이나 방식에 있어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학평가를 시행하는 일간지가 평가결과를 “취업률의 힘”이라는 제목 아래 발표할 만큼 대학평가는 철저하게 상업적이고 실용적인 잣대에 휘둘린 지 오래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당수의 대학들이 신문사에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등으로 평가 자체를 거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니만큼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고 현실적으로도 평가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평가를 당하는 입장에서 볼 때 모든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어렵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차제에 이런 평가를 통해 강점과 약점을 찾아 개선의 기회로 삼는 긍정적인 대응 자세는 필요하다. 단시일 내에 지표를 올릴 수 있는 항목보다는 장기적으로 대처해야 할 부분이 많고 그에 따른 제반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는 부담이 있기에 그리 녹녹치 않다 해도 경쟁력을 강화시킬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해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도 현명한 대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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