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가 이룬 ‘불법 촬영물 유통 카르텔’
웹하드가 이룬 ‘불법 촬영물 유통 카르텔’
  • 조연우 기자
  • 승인 2018.11.05 00:00
  • 호수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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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웹하드 사이트의 성인 게시판

  지난달 25일(목)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한 웹하드 사업자의 등록 취소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웹하드 사업자 시장 단속은 방통위 업무지만 등록 취소 권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등록 취소 건의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등록 취소 건의가 의결된 웹하드 사업자는 지난 5월부터 불법 음란정보 차단을 위한 필터링 조치를 해제하는 등 기술적 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웹하드를 통한 불법촬영물 유통 카르텔(기업 연합)에 대한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웹하드의 불법 촬영물 유통 카르텔은 지난 7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문제를 제기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카르텔을 이루는 요소는 △헤비 업로더(인터넷 사이트에 콘텐츠를 대량으로 올리는 사람) △웹하드 업체 △필터링 업체 △디지털장의업체다. ‘헤비 업로더’는 인터넷상에 콘텐츠를 대량으로 업로드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웹하드에 동영상을 업로드한 이는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금전적 이익을 얻고, 웹하드 업체는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윤을 남긴다. 통상적으로 영화, 드라마 등의 저작권이 있는 영상일 경우 업로더가 더 많은 이익을 가진다. 반면 불법 촬영 영상 등 저작권이 없는 동영상은 웹하드 업체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 이에 웹하드 업체 측이 활발히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 및 음란물을 방관하고 오히려 유포 과정에 참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때 웹하드 업체들은 지난 2012년부터 시행된 ‘웹하드 등록제’에 의해 필터링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필터링 프로그램을 우회할 방법도 존재하는 등 이 필터링 프로그램의 실효성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효린 상담팀장은 “필터링 업체와 웹하드는 이미 4~5년 전부터 완벽한 필터링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필터링 업체와 계약만 하고 실제 적용하지 않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터링을 피해왔다”며 “정부는 필터링을 웹하드 업체의 재량에 맡겨두어서는 안 되고, 고의적으로 필터링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행위가 발각될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장의업체는 불법촬영 영상 피해자들의 의뢰를 받아 한 달 2백~3백만 원의 돈을 요구하고, 인터넷 상에서 피해자의 영상을 전문적으로 지워주는 업체다. 그러나 필터링 업체·디지털장의업체가 웹하드 업체와 유착 관계에 있거나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 게재된 청와대 국민 청원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 수사를 요구한다’에는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참여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인은 웹하드 사업자들이 불법 촬영물을 유통하면서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필터링 업체를 함께 운영하면서 피해 촬영물 유통을 방조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청원인은 웹하드 업체 측에서  디지털장의업체 운영을 통해 불법 촬영물 유통을 방관하고 피해자가 영상 삭제를 의뢰했을 시 고액의 수수료를 요구한 뒤 삭제해준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으며, 이와 같은 일들을 지속해오면서 웹하드 업체가 몇백억에 이르는 부당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2019년 예산안에서 5.31%를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에 배정했다. 담당 부처는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각각 17억 원과 8억 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방통위의 경우 ‘몰카, 음란물 등 불법유해정보 차단 기반 마련’ 예산을 기존 9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삭감해 현실과 맞지 않는 대응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해정보 차단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며, 여성가족부의 경우 국회 내 계류 중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5개 디지털성범죄 대책 관련 주요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8월부터 오는 20일(화)까지 100일간 사이버성폭력 사범 특별 단속 기간을 지정해 “불법 촬영물 유통 카르텔 자체를 허무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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