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쓸기
낙엽 쓸기
  • 이상웅 (언론홍보·14)
  • 승인 2018.11.12 01:05
  • 호수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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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우리는 길거리에서 맨투맨을 입은 사람부터 롱 패딩을 입은 사람까지 다양한 옷차림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필자는 정말 이 세상에는 가지각색의 옷들과 사람들이 있음에 새삼 놀라곤 한다. 필자는 평소 이른 수업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학교를 가기 위해선 시장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시간엔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새로 들여온 싱싱한 수산물을 확인하는 횟집 사장님, 어젯밤 가게 안에 들여놓은 진열 상품들을 다시 꺼내 놓는 슈퍼마켓 아저씨, 면을 넣을 육수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요리를 하고 계신 국숫집 아줌마 등 아침부터 열심히 일하고 계신 분들을 보고 있으면 힘든 발걸음에 힘이 실린 듯 몸이 가벼워진다. 요즘에는 그런 모습들과 더불어 하나 더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낙엽 쓸기’이다. 가을이 돼 바람을 못 이긴 낙엽들을 치우는 일. 귀찮아 보이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치우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매일 낙엽을 쓸며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시는 빵집 아저씨도 있다. 한번은 그 분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낙엽 쓸기’라는 행위가 그분에겐 단지 더러운 것들을 치우는 행위가 아닐 것이라는 느낌. 오히려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 머릿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지우고 오늘을 헤쳐 나아가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 조용히 진행되는 일련의 단순한 행위들이 순간 신성하고 멋있게 느껴졌다. 우리는 평소 많은 걱정과 불만들을 머릿속에 담고 살아간다. 끔찍한 사건들은 하루가 다르지 않게 매번 일어나고, 많은 청년들이 취업난에 슬퍼하고, 많은 부모들이 육아에 허덕인다. 요즘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장황하지 않아도 좋다. 친구가 없어도 좋고, 돈이 없어도 좋다. 오늘 하루뿐이라도 각자 마음속에 있는 가벼운 것들을 꺼내 그 안에서 행복을 느껴보려고 해보자. 겉보기엔 단순한 행위 일지라도 내 맘속에선 멋진 의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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