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으로 사회가 시끌시끌한데 특히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내신비리를 넘어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낸 사태라고 말하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학생부종합전형 등 내신 위주 대입 전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시 전형을 늘려야 한다고까지 주장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대학에서 저질러진 학사비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교수인 아버지 강의를 수강하고 A+를 받거나 아버지가 지도교수였던 사업단의 장학금을 수령하는 등 사회적 으로 논란을 일으킬만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학사비리는 장학금과 취업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자칫 사회 불신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문제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비리는 공정한 경쟁을 무시한 채 개인의 욕심을 우선시하는 비뚤어진 마음에서 비롯되었지만 무한경쟁을 통해 남을 짓밟고 성공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이런 일은 언제고 반복될 뿐이다. 오로지 경쟁만을 강요당하는 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나 공정한 경쟁은 비웃음을 살 뿐이고 이런 분위기에서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무슨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는 괴물이 탄생하기 쉽다. 이런 이들이 한 사회의 지도자가 된다고 할 때 그 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기만 하다.

  성과지상주의의 덕택에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공을 위해 가정과 건강마저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태도가 우리의 삶을 지배해왔지만 숫자를 앞세우며 경쟁으로 내모는 사회는 오래 갈 수 없다.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을 느껴야 하고 실패자로 낙인찍는 사회는 병이 깊을 대로 깊이 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삶의 목표를 권력, 돈, 명예 등 세속적인 가치에 두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가치관을 기를 수 있는 소양을 가르쳐야 한다. 교육의 방향과 교육정책이 왜 중요한지 생각하는 것을 넘어 옳은 방향으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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