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있는 ‘넌 얼마나 쓰니’어플이다.오른쪽: 이 어플은 스마트폰을 사용한 시간을 ‘어제’와 비교해준다.
왼쪽: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있는 ‘넌 얼마나 쓰니’어플이다.오른쪽: 이 어플은 스마트폰을 사용한 시간을 ‘어제’와 비교해준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가 제공하는 편리함으로 인해 이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반면 최근 디지털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을 인식한 사람들이 아날로그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현상을 ‘디지털 디톡스’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서도 그것에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기 의존도 및 디지털 디톡스에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체의 82.8%가 ‘우리 사회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서도 10명 중 4명(40.6%)이 사회생활 및 가족 간 대화가 부족해지고, 관계가 소홀해지는 문제를 우려한다고 꼽았으며,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4%)이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에 따라 디지털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디톡스’가 등장했다. 이는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가 결합한 용어이다. 즉 현대인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임으로써 디지털 중독과 더불어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해소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디지털 디톡스의 예로는 △전자기기 사용 줄이기 △명상 △독서 △여행 △SNS 사용 줄이기 등이 있다.

  이에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디톡스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힐리언스 선마을’은 디지털 디톡스를 주제로 한 ‘쉼스테이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곳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 이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요가 및 명상을 하는 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리고 여행 안내 및 예약 웹사이트 ‘패덤(Fathom)’의 경우 ‘디지털 디톡스캠프’ 여행 상품들을 내놓았다. 해당 상품들의 공통점은 디지털 기기를 일절 사용할 수 없단 사실이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여행 참가자 간에 서로의 직업이나 나이를 묻지 않도록 한 것인데, 이는 일상의 책임감이나 사소한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나게끔 하기 위해서다.

  현대인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잠시나마 멈추게 해주는 이색 대회도 생겨났다. 지난 2014년부터 서울광장에서는 ‘멍때리기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이 대회는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하자는 취지이다. 대회가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확인을 비롯해 다른 어떤 행위도 할 수 없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멍 때리기 대회는 해마다 관심이 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 등의 세계적인 스마트폰 관련 기업들은 이용자들이 스마트폰 접촉 빈도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의 휴대폰을 보는 횟수와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 등을 알려주고 다른 사용자 평균과 비교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스크린타임’을 도입했다. 구글 역시 휴대폰 사용 시간을 분석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는 ‘디지털 웰빙 이니셔티브(Digital Well-being Initiative)’를 내놓았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스마트폰 중독을 자가진단하거나 차단하는 앱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자주 사용하는 앱의 사용을 제한하는 ‘세 번만’, 스마트폰을 방치하면 포인트가 오르는 ‘방치타임’, 그리고 가족끼리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공유하는 ‘넌 얼마나 쓰니’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디지털 디톡스’ 5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침대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지 않기 △이메일 계정에서 로그아웃하기 △SNS와 모바일 메신저에 ‘알림’ 기능을 모두 꺼두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 대신 종이책을 보기 △온라인에 접속하는 시간을 측정해 통제하는 습관을 갖기의 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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