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손희서(17학번): 지하철 시청역에서 나와 걷다보면 덕수궁이 보인다. 덕수궁은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달빛산책’이라는 야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야간에도 출입이 가능하다. 입장요금은 천원이지만, 한복을 입을 경우에는 무료관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궁 내에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평상복을 입고 연인을 만나는 일도 물론 좋지만, 한복을 입고 덕수궁을 걷는 것도 색다른 데이트가 될 듯하다. 덕수궁에는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추운 날씨에도 꿋꿋하게 남아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붉은 나무 아래에는 사진을 찍는 연인들로 가득했다. 덕수궁에서 나와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돌담 밑에 깔린 조명들은 어두운 주변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추운 날씨에 서로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이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소소한 하루를 공유하고 있었다. 또 이 길을 걷는 수많은 연인들이 돌담길이 얼마나 좋은 데이트 코스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길 중간에는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드라마에서처럼 낭만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서로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연우(17학번): 날이 어둑해지면 덕수궁 돌담길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해 고즈넉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돌담길 초입 근처에는 키 큰 건물들이 여럿 있다. 그중 서울특별시청 서소문별관 13층에는 무료로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13층에 오르면 낮에 본 덕수궁이 밤에 잠긴 모습이 한눈에 보이고, 조금 더 시선을 옮기면 눈부신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유리가 없는 열린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조금 아쉬웠지만, 추운 바람을 피할 수 있어 겨울 데이트를 하기에 좋을 것 같다. 덕수궁 근처에는 △서울시청 △을지로 △광화문 등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건물들이 밀집된 지역이 인접해 있어 야경이 아름답다.13층에 있는 카페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해 6시 전에 방문한다면 커피를 마시며 서울 전경을 즐길 수 있지만, 이는 야경을 보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다. 커피를 마실 수는 없지만 카페가 닫은 이후에 전망대를 방문한다면 오히려 관광객이 적어 연인과 야경을 즐기며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여유가 된다면 근처에 있는 또 다른 공간, 정동극장이나 정동교회, 서울시립미술관 등 서울 내 명소에 들러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남산타워>

  현재건(16학번): 멀찍이서만 보던 남산서울타워. 웅장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설레는 마음에 서둘러 타워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가 따듯해 연인과 찬찬히 서울 야경을 감상해도 좋을 것 같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 표를 끊었다. 안내에 따라 전망대로 가는 승강기에 몸 을 실었다. 천장에서 영상이 나왔다. 약 30초 만에 전망대에 도착했고, 손을 맞 잡은 연인들이 전망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전망대의 창은 모두 통유리다. 통유리에는 남산서울타워부터 전 세계 도시까지의 거리가 쓰여 있었다. 그 앞에 섰다. 서울이 눈에 가득 찼다. 서울의 짙은 밤에, 보석 같은 불빛이 빼곡히 박혀있었다. 통유리를 따라 걸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서울이 보인다. 높은 곳에서 서울의 야경을 사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했다. 이 특별함이 수많은 연인들을 남산타워로 이끌었나 보다. 날이 추워지고 있다. 지난해 남산서울타워는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여름철 관광지로 선정됐다. 그런데 이곳은 겨울철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따듯한 전망대에서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서로의 온기를 느껴보자. 따스한 불빛이 서울의 밤을 채우듯, 이 겨울을 온기로 가득 채워보자. 추운 겨울도 금방 지나가지 않을까?

  김이슬(18학번):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산. 밤 길을 헤치며 남산까지 도착하는 길도 꽤나 낭만적이다. 남산에 도착하고, 야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오고 싶다면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좋다. 연인과 함께 서울의 낭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추운 날씨에도 남산 주변에는 야경을 보러온 외국인들과 연인들로 북적거렸다. 조명으로 비춰진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조그맣게 보이던 타워가 어느새 가까워져 있다. 파트너와 함께 대화하면서 걷다보면 누구나 생각보다 금세 도착한다고 느낄 것 같다. 타워 1층 난간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적힌 자물쇠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특히 연인들은 자물쇠에서 둘만에 사랑이 담긴 글귀를 적는다. 그리고 변함 없는 사랑을 기약하듯 열쇠를 저 멀리 던져버린다. 자물쇠를 단단히 걸었다면, 전망대로 올라갈 준비가 된 것이다. 서울의 한 가운데서 서울의 곳곳을 연인과 함께 누려보자.

 

<독립서점, '살롱드북'>

  박현철(18학번) : ‘내가 읽고 즐기는 것이 나를 만든다’ 관악구에 있는 한 작은 책방의 창문에 적혀있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요즘 무엇인가 자꾸만 잃어버린 느낌이 들곤 한다. 어느 때보다 연인과 함께하는 힐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제대로 된 간판조차 붙어있지 않은 작은 서점. 그 안으로 들어가면 많은 책 들이 먼저 인사한다. 형식의 시집과 에세이가 포켓북 형태로 들어서 있을 뿐만 아니라 시중에서도 볼 수 있는 다양한 서적도 많이 있다. 그 중 가게 사장님의 추천 문구가 적힌 시집이 슬그머니 형태를 뽐낸다. 그 속에서 연인과 함께 어떤 책을 읽을지 대화하며 고민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듯하다. 가게에선 신발을 벗고 편한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녀야 한다. 입구 바로 앞에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좌식의자가 있다. 마치 집에 온 것 마냥 편안한 느낌이 든다. 항상 같이 있는, 혹은 서로 오랫동안 지내왔기에 편안한 애인과 오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시원한 맥주나 음료도 책과 함께 마실 수 있다. 책과 함께 술과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같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고 싶다면. 나를 함께 만들 장소를 찾고 싶다면 이곳에 오는 것도 좋아보인다.

  홍영민 (16학번):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작은 골목. 학창 시절에 항상 오가던 길처럼 정다운 느낌을 준다. 골목 한 켠에 작은 서점이 있다. 대학 생활을 보내며 잃었던 것을 다시 되찾아줄 것만 같은 느낌의 서점이다. 그곳의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하늘색의 1인용 소파다. 소파 위로 연인 사이처럼 두 인형이 사이 좋게 앉아 있다. 연인과 함께 온다면 그곳에 앉아 기념 사진을 남겨도 될 것 같다. 서점 내부는 아담하고, 그 만큼 사람이 얼마 없어 조용하다. 그곳을 가득 채운 건 수많은 책들과 방문객이 구입할 수 있는 주류나 음료들이다. 서점이라 기보다는 카페, 혹은 어느 독특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특이하게 느껴진다.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잔잔함은 연인과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어떠한 대화라도 이끌어낼 힘을 가진 듯하다. 가게의 사장님 역시도 가게 분위기처럼 조용하다. 제자리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을 배려하는 것처럼. 덕분에 이야기는 더욱 수월해진다. 연인에게 전하고 싶은 어떤 말이 있지만 차마 꺼내지 못할 때, 이곳에 와보는 것은 어떨까?

 

<독립영화관, '아트나인'>

  박재형(16학번): 추운 겨울이 오면 야외보다 실내로 데이트를 가게 된다. 실내 데이트로 좋은 곳 중 하나가 영화관이다. 이곳은 본교에서 불과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다. 영화관 데이트를 즐기는 학생들로 북적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분위기가 잔잔하고 사람도 많지 않아 조용하게 파트너와 대화를 나누며 영화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대중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인과 함께 예술성과 독창성 있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어 평소와는 다른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아트나인의 내부는 일반 영화관과 비슷하다. 티켓 무인 발급기와 자판기가 영화관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또 영화관 내부에 방문객들을 위한 자그마한 카페도 준비돼 있기도 하다.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커피나 빵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연인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영화를 기다리기에 알맞았다.

  김지은(18학번): 평범한 영화관 데이트에 특별함을 더하고 싶어 독립영화관에 가봤다. 이수역 주변에 위치한 소규모 상영관 9개와 상영관 앞에 작은 카페로 돼있다. 일반적인 영화 상영관보다 아담하게 생긴 상영관은 나와 연인을 위한 장소라는 느낌이다. 몇 안 되는 사람과 함께 고요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보니 더욱 몰입이 잘 됐다. 로맨스 영화부터 시작해서 역사적 소재를 다룬 영화, 유명한 예술가의 일생을 담은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가 준비돼 있었다. 연인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른 후 무인자판기를 통해 예매를 하면 영화 볼 준비는 끝났다.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중에 옆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카페에는 파스텔 색으로 먹기 좋게 보이는 마카롱과 컵케이크가 준비 돼 있다. sns에서만 봐왔던 예쁜 디저트를 보니 연인과 나눠먹고 싶은 설렘에 가득 찼다. 추운 겨울에 한 공간에서 조용히 영화도 보고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아트나인은 데이트 장소로 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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