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마음에 드는가? 이 세상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계속해서 열심히만 살면 행복해질 것이라 기대가 되는 세상인가? 내겐 그렇지 않다. 특히 청년들 가운데는 아니라고 대답하고픈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바꾸고 싶다. 확 바꾸고 싶다.

  세상을 확 바꾸는 것을 ‘혁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있는 세상을 두들겨 부순다고 그것이 혁명이 되는가? 애꿎은 물건들을 부셔봤자 세상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질서를 바꾸어야 보이는 세상이 바뀐다. 혁명은 존재하는 질서를 존재하지 않는 다른 질서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질서를 세워 현실 가운데 작용하게 하는 것이 혁명이다. 새로운 질서에 대한 생각이 없으면 혁명적 변화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새로운 질서는 내 생각에서 나온다. 지금의 질서가 어떤 모습이고 그것이 어떤 폐단을 낳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새로운 질서를 생각할 수 없다. 오늘을 잘 살펴야 새로운 길이 보인다. 우리의 삶의 터전이 동일하다해서 내 마음 까지 항상 동일한 채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질서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없다. 새로운 질서의 생각은 나의 마음의 변화에서 나온다.

  새로움은 내가 변할 때 시작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도 변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변하고 생각이 변해야 새로운 것이 보인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 젊은이가 가져야 할 환상이고 비전이다.

  늘 같은 자리에 서 있어서는 같은 것밖에 볼 수 없다. 새로운 곳으로 가야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의 자리를 움직여야 새로운 생각을 열 수 있다. 책을 보고, 명상을 하고, 대화를 하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마음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한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하게 내 마음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혼자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내 마음만 고쳐먹음으로 내 마음의 평안만 얻는다면 그것은 현실 도피이다. 생각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내가 바뀌면 함께 세상을 바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나 혼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뜻을 나누는 것은 중요하며, 토론과 대화와 설득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세상이 바뀌는 거대한 변화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그런 시작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대한 참여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는 행복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 즐거움에만 몰두하는 사적 행복이 아니라 공적 행복이 그것이다.

  왜 우리는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가? 세상을 향한 혁명의 첫걸음은 내 마음의 자리를 옮겨 새로운 생각을 열어가는 조용한 혁명에서 시작한다. 그 혁명의 끝은 새로운 질서가 세상에서 작동을 하는 것이다. 참여는 우리에게 공적 행복을 경험하게 하며, 그 결과는 모두가 행복을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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