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상천외한 사진이 담긴 기사를 봤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이 철제 펜스로 가로막힌 것이다. 이것의 정체는 ‘임대동’ 단지와 ‘분양동’ 단지의 구분을 위함이었다. 이 아파트 단지는 1개 동만 임대 아파트고, 나머지는 모두 분양·매매 아파트라고 한다. 단지 내 출입구는 두 개인데 분양 주민이 주로 다니는 정문과 임대 주민만 다니는 통로로 나뉜다고 한다.

  한국사회의 계층 간 문제를 정면으로 보여준 것 같아 몇 초간 벙쪘다. 기사의 요지는 “임대동에 사는 사람과 분양동에 사는 사람은 다르다”는 세태를 지적한다. 또한 수도권의 한 민간 임대 아파트 주민들은 한동네에 있는 유치원의 통학 차량을 매 번 두 차례씩 운행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의 자녀가 임대 아파트 자녀와 한 통학 차량에 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혐오’라는 단어는 이제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언론, 일상, 사회에서 빈번하게 들리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아이들에게 마저 또한 기본적인 ‘주거’ 마저 적용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물론 정부의 방식과 ‘소셜믹스’ 정책의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른다. 이러한 전문적인 내용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그저 인간적인 면모에 기대어 묻고 싶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란 말이 있다. 가까운 이가 잘되면 드는 시기·질투의 감정을 말한다. 경제적 여건도 큰 차이를 보이는(가깝지 않은), 또한 땅을 산 것도 아닌, 그저 빌린 것에 불과한 걸 보면서도 배를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이런 거창한 명분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좀 더 포용적인 사회는 될 수 없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순간 나는 당당하게 저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란 질문이 또 떠오른다. 그런 질문을 당당하게 던질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져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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