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양곡 소비량은 69.5kg으로, 전년 대비 2.0%p(1.4kg)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쌀 소비량은 하루 평균 167.3g으로, 밥 한 공기에 쌀 100g에서 120g이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에 1인당 한 공기 반을 먹은 것과 같다.

  지난해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은 61kg으로, 집계를 시작한 196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015년 63.6kg이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16년 61.9kg, 2017년 61.8kg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쌀 소비량이 감소 추세인 반면 매년 크게 증가하던 쌀 소비 감소율은 소폭 줄었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도별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 감소율은 매년 2% 내외였다. 이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대로 증가했으나,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1% 수준으로 감소폭이 줄었다. 이는 2017년 통계 조사부터 그간 제외됐던 1인 가구를 조사 대상에 포함해 실질적인 쌀 소비량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통계 조사방식 변경으로 인한 영향, 인구구조 및 식품소비 행태 변화 추이 등을 감안하면 향후 2년에서 3년 정도는 쌀 소비량 변화 추이 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체 부문(식료품·음료)에서 제품의 원료로 쌀을 사용한 양은 75만 5,664t으로 전년보다 6.8%p(4만 7961t) 증가했다. 쌀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은 주정 제조업(24.8%)이 가장 많고, △떡류 제조업: 22.8%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19.5% △탁주 및 약주 제조업: 8.0% 등의 순이다. 

  사업체 부문에서 사용된 쌀 가운데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제품에 사용된 쌀은 전년 대비 29.0%p(3만 3,133t) 늘어 크게 증가했다. 이는 1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며 직접 쌀을 소비하는 대신 도시락과 같은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등으로 대체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조업 쌀 소비량은 △2015년: 7.6% △2016년: 14.5% △2017년: 17.4%로 꾸준히 증가세다. 통계청 사회통계국 임철규 농어업동향과장은 “전년 대비 쌀 소비 감소량을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4만 1천t 가량”이라며 “제조업에서 늘어난 쌀 소비량 4만 8천t에 대부분 흡수됐기에 절대적인 쌀 소비량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쌀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쌀 공급량은 그대로인데 소비가 줄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쌀값 불안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가정간편식 등 최근 식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쌀 가공식품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쌀 소비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쌀 중심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지원하고, 쌀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 등을 위한 교육·홍보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은 “밥 대신 빵, 국수, 라면으로 기호가 바뀌며 쌀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대안으로 ‘쌀 4종 세트(쌀빵, 쌀국수, 쌀라면, 쌀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쌀 소비를 늘리고, 쌀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식문화를 가진 일본은 쌀 소비가 감소하자 지난 2008년부터 쌀 소비 확대를 위해 나서고 있다. 쌀 소비가 줄어들면서 쌀 생산량도 감소해 식량자급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밀가루 소비량의 10%를 국내산 쌀가루로 대체하는 이른바 ‘R10프로젝트(Rice Flour 10% Project)’를 통해 쌀 소비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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