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숭실대의 선한 영향력’(이하 숭선영) 학생들은 조만식기념관에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대자보에는 청소 업무량이 많은 조만식기념관 3층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대자보는 조만식기념관 3층 청소 노동자들이 과도한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해 남편과 함께 오전 5시(본 업무 시작 시각 오전 6시)부터 청소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숭선영 학생들이 알게 되며 게시됐다. 조만식기념관 3층의 청소 업무량이 많은 이유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조만식기념관 3층에는 △19개 인문대‧사회대 학생회실 △90석 이상의 대형 강의실 6개를 포함한 10개 강의실 △조만식기념관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화장실이 위치해 있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조만식기념관 3층에는 유독 정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조삼쓰(조만식 3층 쓰레기통)’라는 은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자보가 붙은 이후 △숭선영 구성원 3명 △미환개발 대표 이사 및 팀장 △관리팀 김남수 팀장은 면담을 진행했다. 사측(미환개발)과 노조 측은 조만식기념관 3층의 많은 업무량을 인지하고, 불만 해소를 위해 1년에서 2년 주기의 순환배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번 면담에서 조만식기념관 3층의 업무량이 2명의 노동자가 감당하기 어려움을 강조하며 1명을 추가 충원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젊은 인력으로의 전환 배치를 주장해 의견이 엇갈렸다. 이러한 논의 끝에 우선 젊은 인력으로 전환해 배치한 이후 업무량에 대한 노조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을 시 시간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충원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에 따라 60대 후반의 청소노동자 2명이 배치 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새로 고용된 40대에 서 50대 사이의 청소노동자 2명이 배치됐다.
 

  이외에도 교내 청소노동자 인원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청소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에 대한 인원 확충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노동자 충원을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청소할 면적을 줄이는 등 노동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화장실, 강의실, 복도는 매일 청소하고 교수연구실이나 사무실은 격일로 청소하도록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측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등록금 동결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학교의 인원 감축에 대한 노조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었다. 미환노조 김나경 위원장은 “힘이 드는 건 사실이나 최저임금이 인상됐고 이로 인한 학교 측의 입장도 이해한다”며 “인원 감축에 노동자들이 힘들어 하자 작년에 남성노동자 4명의 충원이 이뤄졌고, 격일제로 바뀌기도 하면서 일 하기에 더 수월해진 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노조 이종열 분회장은 “사람을 계속 줄이니까 일은 많아지고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인원 충원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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