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학사가 시작되었다. 첫 주 수업을 들은 후 학생들은 해당 수업을 계속 수강할지 다른 과목으로 변경할지를 결정한다.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학생들은 온갖 방법을 써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려 집에서 혹은 PC방에서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수강신청이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원하는 과목이 무엇인지는 과목 성격이나 학생들의 개별적 욕구에 따라 학생들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강신청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짧게는 한 학기 운명이 좌우되고 길게는 대학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수강신청은 학생들에 게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수강신청 버튼을 남들보다 조금 늦게 누르거나 수강신청 시간이 조금 지나 접속을 했다거나 혹은 컴퓨터 사양이 낮아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는 것이 수업료를 지불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고 제2의 혹은 제3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이 수업료를 지불한 대가로 생각할 수 있을까? 수강 신청마저 이처럼 원하는 과목에 대한 획득과 박탈이라는 경쟁으로만 이뤄져야 하는지 당사자들로서는 사뭇 억울하다고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이 이런저런 이유로 개설이 되지 않을 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 학사팀에서는 이번 학기 폐강 과목과 유예과목을 공지하였는데 모두 70여 과목이 폐강 혹은 폐강의 위기에 처했다. 대부분 수강인원이 학교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과목들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여러 꼼수가 통하지 않기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폐강될 수밖에 없다. 특히 4학년 학생의 수가 많지 않은 학과들에게는 수강인원 미달로 인해 과목이 폐지되는 경우 학생들의 수업권뿐 아니라 책임시수나 비정년 교원의 경우에는 급여에까지 영향을 주기에 그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과목을 개설하거나 유지하여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나 수업권을 확보하는 것이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강의실 확보나 예산 문제 등으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다. 그렇다면 학기 중간에 미리 다음 학기에 대한 예비 혹은 가수강신청을 하도록 하여 제반 문제들에 대해 미리 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휴학이나 복학에 대해 예측을 정확하게 하진 못한다 해도 예년의 경우를 참고하여 대책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효율적인 학교 운영도 중요하지만 대학 본연의 임무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제공과 더불어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부도 여러모로 애를 쓰고 있지만 학생이 만족해야 그만큼 강해지고 또한 애교심이나 경쟁력도 생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