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표하는 학우는 국민이자, 노동자이자, 숭실대학교 학생이다”
“우리가 대표하는 학우는 국민이자, 노동자이자, 숭실대학교 학생이다”
  • 글 조연우 기자, 사진 김이슬 기자
  • 승인 2019.03.04 13:00
  • 호수 12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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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대 총학생회 우제원 총학생회장 인터뷰

  지난해 11월 당선된 총학생회 우제원(기독교·14) 총학생회장이 이끄는 2019학년도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신과 함께 변화를 쏘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뚜렷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돌이켜보면 우 총학생회장은 언제나 변화의 자리에 함께했다. 2015년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시위 현장에, 2016년에는 시국선언 자유발언대에, 2017년과 2018년에는 김삼환 전 이사장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자리에. 총학 선거 직전인 2018년 끝물에는 ‘수제비(수업권 물어오는 제비) 프로젝트’에 앞장서기도 했다. 우 총학생회장에게 가치 있는 것이란 무엇이고, 학교에 어떤 변화를 쏘아 올리고 싶은 걸까.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치열한 경선 끝에 당선된 소감이 궁금하다.

  당선된 직후에는 기쁨보다는 무게감을 많이 느꼈다. 앞으로 이걸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총학 일이 손에 익은 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당선 직후보다 지금이 더 설레고 기쁜 것 같다.

 

  올해 총학생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뭔가.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우선 첫 번째로 남북교류 사업에 힘을 쏟게 될 것 같다. 2019학년도에는 남북교류 사업에 있어서 상당 부분 진척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연대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싶다. ‘우리’라고 생각하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의미다. ‘우리’에 단순히 숭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 노동자분들까지, 넘어서는 사회에서 우리와 같이 취업난에 놓인 청년 실업자들까지. 이런 방식으로 스펙트럼을 넓혀서 우리가 좀 더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아직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우리’의 범위가 학교 안에 한정돼 있고 지엽적인 것 같다고 많이 느꼈다. 사실 우리도 사회와 괴리돼 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나. 사회와 항상 영향력을 주고받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가고 싶다. 

 

  2016학년도에 인문대 학생회장 일을 했다. 총학생회장 일을 해보니 단과대 학생회장일 때와 어떻게 다른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확실히 넓어졌다. 단과대의 경우에는 기존에 했던 사업들을 유지하는 것 외에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기가 어렵다. 우선 주어지는 예산의 규모도 총학생회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작다. 또 사업을 크게 하려면 학교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학교와 이런 소통을 하는 주체는 총학생회다. 그런데 총학생회는 예산의 규모가 달라지고, 학교에 새로운 사업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다고 느껴진다.

 

  당선된 지 세 달이 흘렀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우선 학교랑 미팅을 굉장히 많이 했다. 굵직한 것들만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있었다. 올해 등심위는 잡음 없이 잘 끝났고, 결과도 지금까지 어떤 때보다 좋다. 등심위 결과가 좋다 보니 전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것 같다.

  전학대회 같은 연례행사도 진행했고, 얼마 전에는 동계 전체 간부 수련회에서 시행했던 ‘술 강권 금지 팔찌’가 효과가 좋았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대외적으로 홍보가 많이 돼서 개인적으로 기분도 좋다.

  그 외에도 총학생회 내부적으로 업무 루틴을 많이 변경했다. 그동안 학생회 활동을 해오면서 느낀 단점이 업무의 인수인계가 잘 안 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내부에서 일을 진행하더라도 꼭 정식 업무 요청서를 통해 업무 요청을 하는 등 모든 일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슈팅스타 10개 기조’라는 것을 마련해 기조를 지키면서 일할 수 있도록 총학생회의 방향성 면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기조라면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표적인 것을 꼽아보자면, ‘우리가 대표하고 있는 학우는 국민이자, 노동자이자, 숭실대학교 학생이다’ 이런 게 있겠다. 학우라는 대상에 대한 이해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항상 다른 곳과 연대해서 해결해야 한다’와 같은 것들.

 

  등심위가 종료됐다. 특별 장학금도 편성됐고, 학생지원비도 증액되는 등 결과가 좋았던 건 맞다. 그런데 학부 등록금은 6년째 동결이고, 법정 부담금 교비집행 면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학부 등록금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법정 부담금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 법인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맞아서 더 아쉽다. 자산이 토지 자산인데, 토지 자산은 부동산이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처분할 수가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그래서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내도록 기대할 수가 없는 구조고. 앞으로 이걸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는 아직도 너무 숙제 같다.

 

  지난해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학교가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실 학교 본부의 불통 문제는 그동안 많은 총학생회들이 지적해온 문제다. 총학생회들이 매번 이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나.

  어려움은 아직도 있다. 현수막을 걸게 된 계기였던 학사조교 문제는 특히 그렇고. 학교 측에서 업무 효율을 위해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근거 자료가 나와야 하는데, 사실 학교 측에서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근거 자료 없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해결이 굉장히 어렵다.

 

  학사조교와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해결안이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학교 측과 계속해서 이야기는 해나가고 있다. 행정상의 변화는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변화를 위한 행동들이 지속적으로 총학 차원에서 있을 것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다. 

 

  공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공약이 지나치게 많아서 이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이런 여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행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공약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의 역량과 조건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주셔야 한다.

  내걸었던 공약 중에 일체형 책상 전면 교체 공약과 CCTV 추가로 설치 공약이 있었다. 이 부분들은 이번에 모두 실현이 됐다. 동아리와 단과대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공약도 이행했다.
이런 방식으로 내건 공약들을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다. 약속한 게 많은 만큼 더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언론사 공청회에서 디지털소통위원회 공약을 가장 주요한 공약으로 꼽았다. 가장 주력하는 것으로 꼽았던 만큼 진행 상황에 대해 듣고 싶다.

  최근까지는 구성 인원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숭실대 내부에 있는 프로그램 관련 동아리들과 만나 구성 인원을 어떻게 꾸릴 것인지 협의가 완료됐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을 그려나갈 것인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익명 공간에서의 비방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 선거에서도 과도한 익명 비방글이 많았다. 공식적인 입장을 게재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사실 온라인 공간에서 받은 상처를 극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도 같다. 크게 생활이 힘들었던 건 아니었지만 가슴 한 켠에 계속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일정 부분 분노도 있었다. 나를 가리켜 이렇게까지 말한다는 것에 대해. 이런 말들에 내가 과연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졌던 것 같고.
그래도 막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하니까 그런 댓글이 줄기 시작했고, 개선되는 것을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다. 

 

  후보의 정체성에 대해 검증하는 글도 많았다. 소위 ‘운동권’이라는 말도 있었고, 젠더 관련 사상에 대한 질문도 게재됐다. 학생들이 이런 정체성을 가진 후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사견으로는 학생들의 거부감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궁금해서 그런 글들의 문체나 문장 구성 같은 것들을 뜯어본 적이 있는데, 게재하는 사람 몇 명이 확실히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삭제되는 시간도 보면 한 번에 글이 다 삭제되는 경우도 있고.

  아무튼 그런 글들을 쓰는 이유는 무지에서 나오는 혐오라고 생각한다. 사실 운동권이라는 말도 혐오 프레임에 들어가 있는 말이지 않나. 본인이 사회 의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그에 대한 공감을 못 하니까 그런 거부감을 혐오로 표출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일과 다수가 원하는 일이 있다.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가장 하책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에서 이끌어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에 가치를 부여할 것이고, 그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합의다. 어디에 사람이 더 많이 몰리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가치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보다는 우리가 어떤 가치를 향유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본교 총여학생회(이하 총여)가 폐지된 후 인권 기구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무산됐다. 이에 대해 제57대 총학생회는 이후 인권 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학우가 없어 안건이 상정되지 못했고, 그래서 재논의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올해 총학생회는 이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나.

  그렇다. 총학생회는 능동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모습이고 거울인 동시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설득해야 한다. 그게 회장으로서 내가 맡은 의무다.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본다. 

 

  최근 몇 안 되게 남아 있던 총여학생회가 줄지어 폐지됐다. 대학가에서는 교내에 인권 문제를 다룰만한 기구가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우선 인권위원회 발족을 위해 계속 준비하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총여가 없어져서 인권 관련 담론을 다룰 수 있는 기구가 없는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흐름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람들은 인권에 대해 대다수 둔감할 수밖에 없다. 현실에 존재하는 ‘나’의 권리에 만족하기 때문에 그 이상을 넘어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그러나 인간의 권리라는 것은 계속해서 확장되는 것이 맞지 않나. 지금 사회에서는 그 권리를 확장하는 것을 다수는 불편해할 수밖에 없고.

  그런데 다수가 불편하다고 해서 포기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누군가는 앞에서 끌어가야 그만큼의 담론이 형성된다. 인권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그런 담론을 제기하고 이끌어갈 주체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던 총여가 폐지되는 흐름이 우려스럽기도 하다.

 

  총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건 여성이 사회적으로 약자에 해당하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소수자, 약자 집단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공감이 연대를 만드는 것이니까. 그런데 인권위원회는 약자와 연대하기 위한 기구이기는 하지만, 약자가 연대해서 만든 기구는 아니지 않나. 인권위원회가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보나.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학습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권위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련 아젠다에 대해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고, 그 학습이 잘 이어진다면 운영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분이 이런 커리큘럼을 잘 준비해주셔야 할 것 같다. 

 

  ‘수업권 물어오는 제비(수제비)’ 활동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파편화된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며, 그 구조의 변화를 위해서는 공동체 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동체 형성에 지속해서 힘을 쏟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낮은 추센데, 공동체 형성이 가능하다고 보나. 

  충분히 가능하다. 다년간 학교에서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 학교 학우들의 경우에는 의식이 없거나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런 여론을 이끌어갈 오피니언 리더가 부재했을 뿐이다. 보통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을 때 관심 표출이 많이 되더라.

  물론 그 관심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적극적인 참여는 아닐 수 있다. 그래도 학문적인 사업보다 훨씬 높은 정도의 관심이 표출되곤 했다. 그래서 본교에서는 누가 어떤 의제로 어떻게 이끌어 나가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늘 바쁘게 변화의 자리를 찾아다녔다. 2015년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시위에 참여하다가 연행됐다. 2016년에는 인문대 학생회장을 했고, 시국선언 자유발언대에도 올랐다.  2017년에는 김삼환 전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뛰었다. 그 연장선상으로 지난해 영락교회 기습 시위도 있었고, ‘숭이행(숭실이사장퇴진행동)’도 운영했다. 이후에도 ‘수제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곧바로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했다. 지치지는 않나. 이런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

  많이 지친다. 지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과연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이 나 스스로 행복한가 하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그런데 어떤 시점에 난 어차피 이런 식으로 계속 살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이고, 나는 계속해서 똑같은 선택을 하겠구나.’ 

  그 이후로는 내가 이런 활동을 해서 얼마나 힘든가 보다는 이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보니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담담하게 지나가게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한 해 동안 슬로건에 걸맞은 새로운 시도를 굉장히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새로운 것이 새로운 것으로 있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조만간 총학생회 브이로그(Vlog)도 올릴 계획인데, 학우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새로운 것을 새로운 것답게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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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2019-03-07 00: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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