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개강이자, 따뜻한 봄이다.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우리 마음도 자연스럽게 밝고 따뜻해지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내 마음이 내 마음같지 않다. 특히,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늘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면 더 힘들다.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Tory Higgins)는 자기불일치 이론(self-discrepancy theory)에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히긴스는 자기의 영역을 현실적인 자기(actual domain of self), 이상적인 자기(ideal domain of self), 의무적인 자기(ought domain of self)로 분류했다. 현실적인 자기는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이상적인 자기는 ‘되고자’ 열망하는 모습, 의무적인 자기는 ‘되어야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기 영역 간의 간극들(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 현실 자기와 의무적 자기)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개인을 움직이는 핵심동력으로 작용한다.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다양한 동아리, 대외활동을 통해 현실의 자기보다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 예이다.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차이를 줄이려는 사람은 자기가 되고 싶어하는 모습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열정, 이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에 반해, 현실 자기와 의무적 자기의 차이를 줄이려는 사람은 마땅히 되어야하는 자기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의무, 책임, 예방을 중시한다. 전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기뻐하지만, 후자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았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이러한 간극들의 괴리로 갈등하게 되면 우울하고 불안해진다.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 영역 간의 괴리 가운데 어떤 괴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행복 관련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서울대 최인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일수록 자기 영역 간의 점수 차이가 낮았다. 이는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되어야만 하는 자기와 되고 싶은 자기 모두를 더 충족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연구가 보여주는 더 중요한 시사점은 행복은 현실 자기와 의무적 자기의 관계보다는,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관계가 훨씬 강하다는 점이다. 즉,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아가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그로 인해 행복감을 더 느낀다.


  따뜻한 봄이 오듯이, 내 마음에도 봄을 맞이하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적어보자. 나는 이상적인 자기를 더 추구하는지, 의무적인 자기를 더 추구하는지. 자신이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했다면 의무적인 자기보다는 되고 싶은 나, 생각만해도 즐거워지는 나에 대해 한두가지 더 적어보기를 권한다. 분명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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