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애너 보든 감독
'캡틴 마블' 애너 보든 감독

  압도적인 예매율을 선보이며 영화 <캡틴 마블>이 순항중이다. 영화 <캡틴 마블>은 MCU 최초의 여성 솔로 히어로 무비라는 사실과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어벤저스 엔드게임>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정거장이라는 점에서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MCU 최고의 빌런 ‘타노스’에 대적할 강력한 인물인 만큼 ‘캡틴 마블’의 탄생 배경은 많은 호기심을 낳고 있다. 영화 <캡틴 마블>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 ‘비어스(브리 라슨)’는 전투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게 된 여전사이다. 영화는 평범한 인간에서 여전사가 되고, 캡틴 마블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이미 초인적인 힘을 가진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통해 히어로 무비의 공식을 변주한다. 그러나 동시에 힘의 불완전함을 히어로가 갖는 고뇌로 설정하며 전형적인 히어로 무비의 공식을 따르기도 한다. ‘비어스’가 갖는 불완전함은 바로 기억에 있다. 무의식 속에만 존재하던 기억의 조각은 그녀가 스크럴족에게 잡혀가게 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이내 지구에 불시착한 ‘비어스’가 쉴드 요원 닉 퓨리를 만나며 경험하게 되는 일련의 사건은 그녀의 불완전한 기억을 일깨우고 성장하는데 일조한다. 결국 그녀의 힘을 막는 것은 그녀의 능력을 한계 지었던 주변 환경에 있다. 레이싱 카트를 못 타게 하였던 가부장적인 아버지, 여자라는 이유로 비행기 조종사로서 받았던 부당함,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차별했던 크리인들의 멸시가 그녀의 각성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이다. 그렇기에 ‘비어스’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고, 각성하는 과정은 그녀의 삶 전체를 관통하였던 부당한 억압을 깨부수는 통쾌한 순간으로 작용한다. 즉 영화 <캡틴 마블>은 페미니즘 영화로 한정 짓기보다 한 영웅의 진정한 성장 스토리로 범위를 확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고양이 ‘구스’의 반전과 ‘닉 퓨리’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다는 점, 마블 팬들이라면 가슴 뭉클한 오프닝과 쿠키까지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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