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안 중 하나는 ‘버닝썬 게이트’와 ‘정준영 사건’이다. 버닝썬 게이트는 가수 승리가 운영하는 나이트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에 대한 글을 피해자가 인터넷에 게재하며 시작됐다. 피해자는 해당 업체 보안 요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며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해당 글이 인터넷에 퍼진 후 경찰은 ‘버닝썬’을 압수 수색했고, △폭행 △마약 △탈세 △성관계 동영상 유포 등의 혐의가 인정됐다. 그리고 가수 정준영은 성관계 동영상의 유포가 이뤄진 카카오톡 채팅방의 일원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정준영의 이러한 행위가 알려진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여성 피해자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불법 촬영 물을 공유 받고 싶다는 요지의 글도 게재 됐으며, 이와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도 떠돌고 있다. 이외에도 피해자로 추측되는 사람들을 기재한 이른바 ‘정준영 리스트’도 돌고 있다.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2차 가해에 해당된다. 2차 가해란 범죄 피해자에 관한 글이나 여론이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 다. 이는 피해자와 관련된 영상이 재유포 되거나 그들에 대한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자에게 2차적인 피해를 입힌다.

  이 사건은 가해자보다 불법 촬영물에 더 관심을 갖는 ‘사회적 관음증’의 성문화가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음’이란 다른 사람의 사적 활동이나 성과 연관된 행위를 몰래 관찰함으로써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신 질환이다. 개인에게 발견되는 정신 질환이 현재는 개인을 넘어 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하고, 영상을 유포하며 인터넷 망을 통해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불법 촬영 동영상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가 왔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쉽게 이러한 불법 촬영 영상을 접하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벗은 몸이나 성행위를 보며 흥분을 느끼는 ‘관음증’에 쉽게 노출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불법 촬영과 관련된 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발생해 왔다. 유튜버 양예원이 불법 촬영 피해 사실을 밝혔을 때와 지난해 ‘골프장 성관계 영상’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공공장소 성행 위에 대한 질타를 받았을 때도 발생했다. 양예원이 유튜브를 통해 속옷 촬영을 하며 겪었던 성추행 등의 모욕적 경험을 밝혔을 때는 과거에 찍었던 양예원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이 대중에게 유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골프장 사건이 일어났을 때, 기사의 댓글 창에는 동영상을 어디 서 구할 수 있냐는 문의글이 쇄도했다.

  우리는 피해자를 궁금해 해서는 안된다. 특히 불법인 피해 영상 찾기에 혈안이 돼 피해자에게 공포감과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행동은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 피해자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그들에게 2차 피해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질타 받고 밝혀져야 할 사건에 대한 관심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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