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란츠 카프카 저
「변신」 프란츠 카프카 저

  프란츠 카프카의 명작 <변신>은 어느 한순간 변해버린 주인공, 그레고르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변신>에서 그레고르는 자신의 존재를 불가피하게 숨기면서 살아야 하는 입장이다. 가족이 전부였던 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가족과의 관계에서 찾았다. 하지만 그의 외형이 변하고나서 가족과의 유대가 끊어지고 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었다. 결국 그는 혼자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우리는 어느 곳에라도 속하며, 소속감을 기반으로 유대감을 형성한다. 유대감은 사회적 동물으로서의 인간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한다. <변신>에서 그레고르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가장 근본적인 소속 집단인 가족에게서부터 단절됐다.

  인간에게 유대감이란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유대감을 잃은 그레고르의 죽음은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물음을 던진다. 유대감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개인주의는 하나의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중앙집권적 발전이나 집단주의에서 벗어난 현세대는 더욱 개인의 가치에 집중한다. 이러한 가치 추구의 선악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변신>은 인간의 실존에 대해 논하며 유대감을 비롯한 소속감이나 연대와 같은 가치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필요로 한다. 경험에 따라 사람에게 데이거나 사람을 못 믿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사람을 통해 과거의 경험을 극복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유대감을 회복하고 다시금 나를 존재하게 만드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을 더욱 ‘사회적 동물’로 만드는 기제로 작용한다.

  그레고르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변한 이유도 이와 관련하여 찾을 수 있다. 어쩌면 ‘무관심’이 그를 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모든 유대감은 서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고, 그것을 잃은 그레고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을 수도 있다. 결국 <변신>에서 말하는 인간의 실존은 인간 사이에서의 관심, 그리고 유대감에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변신>은 우리에게 유대감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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