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부터 신입사원 채용에서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상시 채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10대 그룹 중 최초이며, 이에 따라 취업 시장에서 신입사원 채용 방식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방송채널 YTN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 기업 640여 곳 중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상시 채용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2%로, 지난해보다 10%p 증가했다.

  이렇듯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이유는 기업들이 기존에 진행했던 정기 공채 방식보다 상시 채용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기 공채 방식은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한다. 따라서 기업은 현재 필요한 인력뿐만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인력 규모까지 예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정기 공채 때마다 10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한 번에 지원하면서 수많은 지원자 중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일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반면 상시 채용은 각 부문이 특정 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 과정이 진행된다. 기업들이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부문에 대해 채용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관심 있는 직무를 중심으로 준비하다가 채용 공고가 나면 곧바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 2회만 진행하던 기존 정기 공채 방식에서 떨어질 경우 6개월을 기다려야 하거나 졸업을 유예해야 했던 문제들이 보완되는 것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13일(수) 발표한 ‘공채vs상시 채용에 대한 생각’에 따르면, 이번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 254명 중 72.4%는 정기 공채 방식보다 상시 채용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시 채용 제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상시 채용은 공개 채용과 달리 부문별로 채용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경력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입사 시험이 각종 ‘스펙’이 필요한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처럼 변해 맞춤형 준비가 필요해진 것이다.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의 폐해 중 하나였던 경제적 여건에 의한 당락 결정과 같은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사람인 설문 조사 결과,  최근 전해진 대기업의 공채 폐지 소식에 불안함을 느끼는 구직자는 33.1%였다.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로는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 같아서’가 71.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다른 대기업 공채도 폐지될 것 같아서(45.2%) △신입은 잘 안 뽑을 것 같아서(35.7%) △취업 준비가 더 까다로워질 것 같아서(32.1%)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원하는 직무와 무관한 스펙을 쌓을 이유가 없어지고, 본인 역량과 준비에 맞는 직무에 지원하는 채용 방식이 시간이 지나면 점차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며 “면접에 인사 담당자가 참석하고, 채용 이후 인사 부서가 직접 채용 과정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공정성을 담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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