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인이라면 평양숭실이란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본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평양숭실을 다시 세우기 위한 위원회의 위원들이 정식으로 위촉되어 그동안 구상 단계에만 머물렀던 ‘평양숭실재건’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그동안 국내 몇몇 대학들이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북측 대학들에 의사타진을 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한 상태이고 북한과의 교류는 남북관계 뿐 아니라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기 쉬워 어느 누구도 그 동향을 미리 알기가 매우 어렵다. 또 아무리 외부에서 문을 두드려도 당사자인 북측이 꿈쩍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항상 한국 최초(最初)의 대학이라는 긍지를 강조하고 대외 홍보에도 그 점을 내세우면서도 막상 평양숭실이라는 이름은 많은 숭실인들에게 하나의 추상적인 관념으로만 존재해 왔을 뿐이다. 현실 속에서 풀어야 할 일들이 많고 또 재정적인 여유가 아직은 없어서 평양숭실에 대한 생각은 그저 생각으로만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라도 그 첫걸음을 뗐으니 다행이다. 작년에 ‘평양숭실캠퍼스 가상현실 체험존’을 설치하는 등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차근차근 지속적으로 일을 추진해 가야 한다. 

  물론 재건추진위원회가 정식 출범했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그만 시냇물이 커다란 강을 이루어 바다로 나아가듯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부터 시행해 물꼬를 틀면 평양숭실재건이라는 종착지에 점점 가까이 갈 수 있다. 북한의 한 대학과 교류를 시작하는 것도 그중 한 방법이다. 숭실이 평양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이런 점에서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대상이 정해지면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도 계획할 수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큰 문제는 기금 확보이다. 실질적인 교류가 가능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금 확보 문제는 본부 뿐 아니라 숭실의 구성원 모두와 10만 동문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기금을 마련할 구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교내의 분위기도 더 무르익어야하고 대외적으로도 홍보하여 세인들의 관심도 끌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평양숭실을 본교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최초의 대학을 넘어 명문사학의 전통을 다시금 세우고 이어가려면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꼭 살려야 한다. 모두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좋은 방안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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