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끊이지 않는 혐오
광고 속 끊이지 않는 혐오
  • 박현철 기자
  • 승인 2019.04.08 05:08
  • 호수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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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금) 독일의 ‘호른바흐(Hornbach)’가 유튜브에 게시한 혐오 광고
지난달 15일(금) 독일의 ‘호른바흐(Hornbach)’가 유튜브에 게시한 혐오 광고

  지난달 15일(금) 독일 대형 유통업체인 ‘호른바흐(Hornbach)’가 유튜브에 동양인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의 광고를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광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원에서 땀 흘려 일한 백인 남성의 속옷이 포장돼 자판기를 통해 나온다. 한 아시아 여성이 포장을 열고, 속옷 냄새를 맡으며 ‘이게 봄 냄새지’라는 자막과 함께 황홀해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러한 호른바흐의 광고가 동양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을 나타내며 성적으로 대상화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독일에서 유학 중인 강성운 씨는 광고를 발견하고 트위터에서 ‘#Ich_wurde_geHORNBACHt’ 해시태그 운동을 진행하며 호른바흐 비판 운동을 주도했다. 강 씨는 “광고에 동양 여성이 백인 남성의 자존감을 채워준다는 여성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시각이 들어있다”며 “이는 동양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일자 호른바흐 측은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며 해명했지만 게시글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하며 논란은 더 거세졌다. 현재 글로벌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에는 ‘독일 인종차별 기업 호른바흐에 항의합시다’라는 제목으로 광고 삭제와 호른바흐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지난 6일(토) 오전 7시 기준으로 현재 3만 3천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러한 혐오표현이 들어있는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농기계 업체 ‘대호’는 성능 좋은 농기계의 특성을 남성에 비유하고 이를 강조하기 위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홍보물을 만들어 비판받았다. 이후 사과문을 게재하며 잘못을 시인했지만 올해 제작한 홍보물 역시 문제가 됐다. 일부 문구를 삭제했을 뿐 광고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해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대호가 내놓은 새로운 홍보물에는 ‘언덕 밑에도 골을 낼 수 있다’는 등의 문구와 함께 삽을 들고 있는 여성 모델이 등장한다. 여성 모델은 노출 수위가 높은 옷을 입고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강조한 포즈를 짓고 있는데 여기서 다시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써 전면에 내세웠다. 이외에도 남녀의 성역할을 고착화하거나 성별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문구도 빈번히 나타났다. 또한 지난 2016년 중국 세제 회사 ‘차오비’는 흑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 광고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광고는 흑인 남성이 세탁기 안으로 들어간 후 하얗고 깨끗한 티셔츠를 입은 중국인 남성이 나오는 내용이다. 이는 흑인의 검은 피부를 하얗게 만든다는 것으로 인종차별을 조장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10월 한국광고주협회가 개최한 ‘2018 한국광고주대회’에서 김운한 선문대 교수는 “올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4조 원을 넘어 최대 규모의 광고매체로 성장했지만 인터넷 이용을 방해하는 성가신 광고 또는 유해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며 “나쁜 광고를 퇴출, 개선하고 건전한 광고 유통 환경 조성에 포털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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